분자유전학실험실 (단국대학교 분자생물학과)



 이성욱 ( 2009-11-30 07:59:52 , Hit : 5065
 세포의 새로운 자기방어 메커니즘: 의도적인 단백질 번역오류


KISTI 『글로벌동향브리핑(GTB)』 2009-11-26

미국 시카고대학과 국립 알레르기·감염질환연구소(NIAID)의 연구진은 Nature 11월 25일호에 실린 논문에서, 세포가 바이러스와 세균의 침입에 대항하는 새로운 방법을 발견하였다고 발표하였다. 연구진에 의하면, 세포는 기존의 DNA에 코딩되어 있지 않은 엉뚱한 아미노산을 의도적으로 삽입하여 새로운 단백질을 만들어냄으로써 자신을 방어한다고 한다. "이제까지 유전자 정보는 신성불가침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세포는 단백질의 유전자 코드를 바꾸어 단백질을 보호하는 보디가드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이러한 「통제된 에러 전략」(regulated error strategy)은 모든 단백질에 적용될 수 있다. 이는 스트레스에 직면한 세포가 중요한 단백질의 저항성을 높이는 새로운 非유전적 메커니즘(non-genetic mechanism)이다."라고 연구진은 말했다.

단백질은 유전자 코드에 따라 아미노산을 적절한 시퀀스로 배열함으로써 만들어진다. 이를 위해서, 먼저 DNA로부터 전사(transcription)를 통하여 mRNA라는 복사본이 만들어져 리보솜으로 전달된다. 그러면 tRNA가 mRNA의 코드를 읽어 적절한 아미노산을 리보솜으로 가져오고(번역: translation), 운반된 아미노산은 조립되어 완전한 단백질이 된다. 번역의 충실성(fidelity)은 단백질과 세포의 기능 보전을 위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서는 tRNA의 정확한 아실화(acylation)가 요구된다. 개별 tRNA는 20개의 아미노산 중 하나에만 특이적으로 결합하는데, 이러한 특이성(specificity)은 단백질이 생성되는 동안 발생할 수 있는 에러를 막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과학자들은 실험실 연구에서 정제된 「아미노아실-tRNA 합성효소」(aminoacyl-tRNA synthetases)의 정확성을 분석한 결과 10,000개당 하나의 꼴로 tRNA에 잘못된 아미노산이 결합한다는 것을 발견하였지만, 이러한 에러는 극히 예외적인 것으로 간주되어 왔다. 더욱이 in vivo에서 tRNA의 아미노아실화(aminoacylation)의 정확성은 이제껏 알려지지 않았으며, 막연히 1/10,000보다 더 낮을 것으로만 생각되어 왔다.

시카고대학의 졸업생인 제프리 구든바우어(Jeffrey Goodenbour)는 "살아 있는 세포 안에서 tRNA의 결합에러, 즉 誤아실화(misacylations)가 실제로 얼마나 빈번히 발생할까?"라는 의문을 갖게 되었다. 구든바우어는 NIAID 연구진과 함께 誤아실화의 빈도를 측정하는 새로운 기법을 개발한 후에, 살아 있는 포유류의 세포 안에서 誤아실화가 발생하는 빈도를 측정하였다. 연구진은 그 결과, 아미노산 중에서도 메티오닌(methionine)의 결합에러 빈도가 이제까지 알려져 있던 것보다 훨씬 높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즉, 단백질 합성에 사용된 메티오닌 잔기의 약 1%가 엉뚱한 tRNA(非메티오닌-tRNA)에 결합된 것으로 발견되었다. 더욱이 놀라운 것은, 세포가 바이러스, 세균, 독성 화학물질(예: 과산화수소)에 노출되는 경우 이러한 에러비율이 10%나 증가하는 것으로 관찰되었다는 점이다. 결국 단백질에 존재하는 메티오닌의 양은 생물 교과서에 나온 것보다 최대 1,000배까지 많아질 수 있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메티오닌은 특정 「非메티오닌-tRNA」에 결합되었는데, 잘못 아실화된 tRNA는 단백질의 합성에 그대로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메티오닌의 誤아실화는 산화효소 저해제(inhibitor of cellular oxidases)에 의해 차단되었는데, 이는 ROS(reactive oxygen species)가 誤아실화를 초래하는 주범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심층분석을 통하여, 메티오닌은 단백질 안에서 위치가 바뀌는 유일한 아미노산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연구진이 6개의 아미노산을 테스트한 결과 tRNA의 誤아실화는 유독 메티오닌에 대해서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티오닌은 측쇄에 황(sulfur) 원자를 지니고 있는 두 개의 아미노산 중 하나이다. 따라서 메티오닌은 감염된 세포나 스트레스를 받은 세포에서 발생하는 ROS의 악영향을 중화시킬 수 있다. 메티오닌은 단백질의 활성부위가 산화되는 것을 막아서, 단백질의 기능을 보전시킨다. ROS는 산화작용을 통하여 단백질에 손상을 입힐 수 있지만, 메티오닌은 산화되더라도 환원을 통하여 회복될 수 있기 때문에 영구적인 손상을 입지는 않는다. 이것은 매우 흥미로운 메커니즘이다."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의 연구결과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세포는 단백질이 ROS에 의해 손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메티오닌을 단백질의 중요부위 근처에 배치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다가 세포가 스트레스를 받아 ROS의 양이 증가하면 메티오닌의 결합오류가 함께 증가하여, 스트레스에 저항성을 지닌 단백질이 탄생하게 된다. 그러나 아직 해결되지 못한 의문이 한 가지 있다. 메티오닌이 그렇게 중요하다면 세포는 왜 메티오닌을 애초에 DNA의 한 부분으로 코딩하지 않고, 굳이 포스트 게놈적(post-genetic) 방법으로 메티오닌을 무작위 배치하는 것일까? 이에 대하여 연구진은 "아미노산을 무작위적으로 배치하는 것이 코딩에 의해 일률적으로 배치하는 것보다 세포를 더욱 잘 보호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규격화된 단백질보다는 다양한 단백질이 스트레스에 보다 잘 저항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한다.

세포는 세균, 바이러스, 독성물질 등에 의한 스트레스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는 다양한 메커니즘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연구의 골자는 "세포가 번역의 충실성(translational fidelity)을 의도적으로 변화시켜 스트레스에 대응한다."는 것인데, 이는 이제껏 알려지지 않았던 세포의 「포스트 게놈적 자기방어 메커니즘」을 기술한 것으로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Reference: "Innate immune and chemically triggered oxidative stress modifies translational fidelity", Nature 462, 522-526 (26 November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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