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유전학실험실 (단국대학교 분자생물학과)



 이성욱 ( 2008-11-06 08:01:33 , Hit : 5151
 인간유두종바이러스(HPV)가 자궁경부암과 두경부암을 악화시키는 메커니즘 규명

KISTI 『글로벌동향브리핑(GTB)』 2008-11-04

UCLA 산하 존슨 암센터의 연구진은 Cancer Cell 11월 4일호에 실린 논문에서, 인간유두종바이러스(HPV)가 자궁경부암과 두경부암의 증식 및 전이를 촉진하고 항암치료에 대한 저항성을 초래하는 메커니즘을 발견하였다고 발표하였다. "거의 모든 암은 종양내 저산소증(intratumoral hypoxia)을 겪는다. HPV-양성 암(HPV에 감염된 암)은 E6라는 특정 단백질을 발현하여 저산소상태에 적응함은 물론, 저산소환경을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 단백질은 HPV의 게놈에서 유래하는 것으로, 암세포의 생존·증식·전이를 돕는 신호전달경로를 활성화시킨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이번 연구가 중요한 것은, 자궁경부암의 90~98%가 HPV에 의해 발병하기 때문이다. 자궁경부암은 여성들에게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매년 세계적으로 50만 명 이상의 여성들이 자궁경부암으로 진단을 받으며, 20만 명의 여성들이 자궁경부암 때문에 사망한다. 한편 두경부암 중에서 구강암과 인두암(pharynx cancer)은 성행위를 통해 감염되며, HPV에 의해 발병할 확률은 20~40%에 이른다. 매년 40만 명의 두경부암 환자가 발생하며, 두경부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50%를 상회한다.

그런데 문제는, 자궁경부암과 두경부암의 경우 암세포가 HPV에 감염되면 암의 공격성과 치명성이 증가한다는 점이다. 이는 종양의 입장에서는 희소식이지만 환자에게는 나쁜 소식이다. 많은 과학자들이 "HPV가 자궁경부암/두경부암을 악화시키는 원인은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해결하지 위하여 도전하였지만, 아직 정확한 해답은 제시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HPV가 저산소증과 항암요법을 극복하는 유전자를 종양세포에게 전달하여 발현시키기 때문이다."라는 정답을 제시하였다. 연구진의 술회에 의하면, 이번 발견은 우연한 기회에 이루어졌다고 한다. 연구진은 「저산소증에 의해 유도되는 세포신호전달경로」를 연구하기 위하여 상이한 암세포들을 분석하던 중, 유독 HPV-양성 암에서만 「NF-κB 경로」1)가 고도로 활성화된 것을 발견하였다. 연구진은 심층분석을 통하여 HPV가 NF-κB 경로를 활성화시킨 주범이라는 것을 밝혀내었다.

연구진에 의하면, HPV-양성 암의 경우 HPV의 DNA는 암세포의 게놈으로 통합되어 E6라는 단백질을 발현하고, E6는 저산소 상태에서 NF-κB를 활성화시킨다고 한다. NF-κB경로에서 E6의 분자표적은 「라이신 63 탈유비퀴틴화효소(lysine 63 deubiquitinase)」인 CYLD인데, 이 효소는 NF-κB경로를 음성적으로 조절하는 인자(negative regulator)이다. E6는 CYLD의 유비퀴틴화(ubiquitination) 및 프로테오좀성 붕괴(proteasomal degradation)를 매개함으로써 NF-κB경로를 활성화시키는데, 설상가상으로 저산소환경(hypoxic environment)은 E6의 작용을 가속화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연구는 HPV와 「저산소증에 의해 유도되는 세포신호전달경로(hypoxia-induced activation of the cell signaling pathway)」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밝힌 최초의 연구이다.

HPV 감염증은 가장 흔한 성병(STD: sexually transmitted disease)으로서, 미 질병통제·예방본부(CDC)에 의하면 약 2천만 명의 미국인이 HPV에 감염되어 있으며, 매년 620만 명의 신규 감염환자가 발생한다고 한다. 성적으로 활발한 남성과 여성의 약 50%가 life time 중에 한 번은 HPV에 감염되는 셈이다. HPV는 자궁경부암과 두경부암은 물론, 여성과 남성의 생식기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의 의의는 "HPV에 코딩된 E6은 저산소증에 의해 유도되는 NF-κB 활성화의 필요충분조건"이라는 사실을 밝힘으로써, HPV가 자궁경부암 및 두경부암을 악화시키는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자궁경부암 및 두경부암의 새로운 치료표적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SOURCE: "Inactivation of the CYLD Deubiquitinase by HPV E6 Mediates Hypoxia-Induced NF-κB Activation", Cancer Cell, Volume 14, Issue 5, 394-407, 4 November 2008.


註 1) NF-κB는 Rel family에 속하는 전사인자로 면역반응과 염증반응에 관련된 유전자 발현을 조절한다. NF-κB의 활성화는 염증성 사이토카인, 포르볼에스터(phorbol ester), LPS, 바이러스, 자외선 및 다양한 세포분열인자에 의해 유도된다. NF-κB는 면역반응에 관련된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이외에도, 세포성장을 촉진하고 아폽토시스(apoptosis)를 억제하는 기능을 하며, 이와 관련하여 NF-κB 활성의 조절 이상으로 인해 암이 발생한다고도 알려져 있다. 암이 진행되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번째는 세포가 통제불능의 상태로 증식하는 것으며, 두 번째는 정상적인 아폽토시스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많은 암의 경우, NF-κB 경로에 문제가 생겨 아폽토시스를 회피하고 영원히 증식하게 된다. 따라서 지난 몇 년 동안 NF-κB를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를 개발하는 것이 학계의 뜨거운 관심사로 대두되었다.(GTB200706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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