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유전학실험실 (단국대학교 분자생물학과)



 이성욱 ( 2015-01-21 09:10:10 , Hit : 1241
 역풍 맞은 사이언스 논문 - 암은 대부분 운이 나빠 발생한다?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cn=GTB2015010277&service_code=03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5-01-21    
      
신년 벽두에 Science에는 좀 충격적인 뉴스가 실렸다. 제니퍼 커즌-프랭클 기자가 쓴 "암은 운이 나빠서 걸린다(The bad luck of cancer)"는 제목의 기사로, 같은 날 Science에 실린 논문을 토대로 하여 작성한 것이었다. Science의 기사를 비롯하여 기타 많은 매스컴의 기사들이 앞다투어 설명한 바와 같이, 논문의 저자들은 "모든 암의 2/3는 단순한 불운(건강한 줄기세포에 누적된 무작위 돌연변이를 의미함)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결론내렸다. 2/3는 환경 및 유전요인의 영향을 합친 것보다 컸다.

독자들은 논문의 저자인 존스홉킨스 대학교의 크리스티안 토마세티(수학)와 버트 보겔스타인(암 유전학)을 비난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Science의 기사에 달린 210개의 온라인 댓글 중 하나는 "암 연구자들은 하도 기가 막혀, 지적인 질문이나 주장을 할 수 없을 정도다"라고 말했다. 커즌-프랭클을 포함한 기자들은 더 큰 욕을 먹었다. 한 진화생물학자와 한 통계학자는 <가디언>지에 "기자 양반, 과학기사를 쓰려면, 먼저 근거부터 따져봐야 할 거 아냐!"라는 제목의 칼럼을 썼다(http://www.theguardian.com/science/grrlscientist/2015/jan/02/bad-luck-bad-journalism-and-cancer-rates). 비판자들은 "언론들이 간결한 메시지를 추구한 나머지, 연구를 잘못 해석하여 암 예방의 가치를 폄하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힐난했다. WHO는 이례적으로 성명을 발표하여, "저자들의 결론은 `암의 절반은 예방될 수 있다`는 우리의 입장과 배치된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 같은 격앙된 분위기는 `과학적 위험을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와, `이야기를 단순화하고 싶어하는 과학자(저자)와 기자들의 욕망이 위험한지`를 일깨워 줬다. Science를 비롯하여, 많은 뉴스 기사들은 `저자들이 모든 암을 망라하지 않았다`는 점을 은근슬쩍 넘겨버렸다. 사실 저자들은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가장 흔한 암 두 가지(전립선암과 유방암)를 분석대상에서 제외했다.

"2/3라는 수치가 실제로 `전체 암 사례 중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하는지"도 문제였다. Science의 기사가 나가기 전에, 토마세티는 나에게 이렇게 설명했었다: "미국 암학회 웹사이트에 가서 암의 원인이 뭔지를 체크하면, 유전적·환경적 요인들의 목록이 주루룩 나올 것이다. `그런 것들 중 어느 것도 우리가 말한 2/3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이해하면 된다." 또한 그는 논문발표 전에 작성된 Science 기사의 용어들을 모두 확인해 줬다.

그러나 한바탕 난리가 난 후 치러진 인터뷰에서, 토마세티는 이렇게 밝혔다: "우리가 논문에서 말하고자 한 것은 `다양한 조직의 암 발병률 차이(variation) 중에서 불운이 설명하는 비율은 2/3`라는 거였다." 이것은 당초의 설명과 뉘앙스가 미묘하게 달랐다. 즉, `어떤 조직들은 다른 조직들보다 암에 쉽게 걸리는데, 줄기세포의 돌연변이는 그런 차이 중에서 2/3를 설명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기자들이 혼동을 일으키는 중에도, 토마세티는 자신이 경솔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전반적으로, 우리와 대화를 나눴던 기자들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입각하여, 가능한 한 정확한 기사를 쓰려고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나 역시 이번 연구결과를 비전문가들에게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믿는다"고 그는 말했다. 그리고 한술 더 떠서 "만약 충분한 시간과 공간이 주어졌다면, 나는 어느 누구에게든 매우 미묘한 과학적 연구결과를 납득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분명히 말하지만, 당시 원고마감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었다. 토마세티는 자신들의 연구결과가 매우 복잡해서 통계학의 대가라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는 최근 상세한 추가사항에 대해 전문적 보고서를 작성하느라 바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존스홉킨스 의대 측도 해명자료를 기자들에게 보내고 온라인에 게시했다.

"언론을 쉽게 비난할 일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논문의 요지는 사리에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암은 우연히 발생하는 것이 맞다"고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데이비드 스피겔홀터 교수(생물통계학)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말했다(http://understandinguncertainty.org/luck-and-cancer).

많은 과학자들은 논문의 저자들이 과도한 단순화의 오류를 범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해당 논문에는 암을 `녹색암`과 `청색암`으로 분류한 인상적인 도표가 포함되어 있다. 즉, 연구진에 의하면, "녹색암은 `주로 무작위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암`이어서 예방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그러나 그중에는 식도암과 흑색종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것들은 모두 강력한 환경요인(예컨대 식도암의 경우 과도한 음주, 흑색종의 경우 일광노출)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암들이다. 흑색종은 녹색암의 경계에 위치했지만, 녹색암에 속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일부 독자들을 열받게 하기에 충분했다.

"연구진은 기본적인 생활습관 요인을 무시했다"라고 위싱턴 대학교의 암예방전문가인 그레이엄 콜디츠 교수는 말했다. 이에 대해 보겔스타인 박사는 "우리는 환경이 흑색종에 미치는 영향을 반박하지는 않았다. 우리의 논문은 수학적 분석결과일 뿐이며, 암의 모든 부분을 설명하지는 않는다"고 해명했다.

"저자들의 의도는 좋았다. 다만 (줄기세포 분열과 발암위험 간의) `상관관계`가 `인과관계`를 의미한다고 가정한 것이 잘못이다. 그들의 데이터만 갖고서는 그 사실을 증명할 수가 없다"고 프레드허친슨 암연구센터의 내과의사이자 면역학자인 앤 맥티어넌 박사는 말했다. 토마세티도 맥티어넌의 지적이 동의하면서도, "모든 생물학 문헌들은 이 주제에 대해 인과성을 지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하여 아직 해명되지 않은 핵심문제는 `종양이 암 예방노력을 무력화시키는가?`라는 것이다. "이번 연구의 메시지가 `암은 순전히 운(運) 때문이며, 예방하려고 해 봤자 말짱 도루묵`이라는 식으로 해석되어서는 곤란하다"고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의 암예방전문가인 티모시 레벡 박사는 말했다. "암 예방을 위해 우리가 할 일은 분명히 있다. 왜냐하면 발암위험은 사람에 따라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는 역설적으로 암 예방의 가치를 강조한다고 볼 수도 있다. 왜냐하면 환경 및 유전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암(예: 폐암)과 (동일한 부위라도) 뚜렷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암의 위험 사이에는 엄청난 갭 존재한다는 것을 입증했기 때문"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번 논문에서 다룬 내용이 자체적인 결함을 갖고 있다`는 점에 대해 스피겔홀터는 그닥 놀라지 않는 눈치다. "이번 논문의 특징은 너무나 피상적이고 단순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일이 그렇듯, 피상적이고 단순한 것은 정확하지 않은 법"이라고 그는 말했다.

※ 출처: 16 JANUARY 2015 • VOL 347 ISSUE 6219

① 관련논문:http://www.sciencemag.org/content/347/6217/78
② 존스홉킨스대학교 보도 및 해명자료: http://www.hopkinsmedicine.org/news/media/releases/bad_luck_of_random_mutations_plays
_predominant_role_in_cancer_study_shows(한글번역 http://bric.postech.ac.kr/myboard/read.php?Board=news&id=254804)
③ Science 기사: http://news.sciencemag.org/biology/2015/01/simple-math-explains-why-you-may-or-may-not-get-cancer
④ WHO의 반박성명: http://www.iarc.fr/en/media-centre/pr/2015/pdfs/pr231_E.pdf
⑤ 이 기사와 유사한 내용의 온라인 기사: http://news.sciencemag.org/biology/2015/01/bad-luck-and-cancer-science-reporter-s-reflections-controversial-story



http://news.sciencemag.org/biology/2015/01/backlash-greets-bad-luck-cancer-study-and-cover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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