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유전학실험실 (단국대학교 분자생물학과)



 이성욱 ( 2009-01-15 08:18:44 , Hit : 5193
 생명의 기원을 알아볼 수 있는 자기복제 RNA 창조

KISTI 『글로벌동향브리핑(GTB)』 2009-01-13

지금까지 가장 많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과학적인 문제 중에 하나는 지구상에서 어떻게 생명체가 시작되었는가의 문제이다. 자신을 복제할 수 있는 입자는 이러한 과정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새로운 연구에서 어떻게 생명체가 시작되었는가에 대한 생화학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결과를 발견하게 되었다. 미국의 과학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요한 진전을 이루었다. 이들은 처음으로 다른 단백질이나 세포요소의 도움없이 자기복제를 수행할 수 있는 리보핵산 (RNA) 효소를 인공적으로 합성할 수 있게 되었다. 현대사회에서 핵산 (DNA)은 발달된 생명체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갖고 있지만 RNA는 단백질을 구성하는 것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DNA에 의존해야 한다.

이번에 이루어진 연구에서 모든 생명의 근본물질인 DNA와 연관된 RNA는 한 쌍의 입자가 끊임없이 재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의 기반물질로 사용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입자들이 진화하는 과정을 알아봄으로써 생명체의 근원을 찾아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번 연구는 소위 “RNA세계 가설 (RNA World hypothesis)”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 가설에 의하면 생명체의 진화과정 초기에 RNA는 현재 DNA가 수행하고 있는 유전정보의 저장과 대부분 현재 단백질이 수행하고 있는 화학반응의 촉매 역할을 했을 것이다. 텍사스 오스틴의 텍사스 주립대학 (University of Texas, Austin)의 앤디 엘링턴 (Andy Ellington)은 그의 연구논문에서 초기 생명체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획기적인 사건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논문은 RNA 세계 가설에 큰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논문의 저자들은 이 연구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이런 과정을 통해 진화되었다고 입증한 것은 아니라고 조심스럽게 주장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연구자 중에 한 명이면서 RNA세계가설을 주창한 캘리포니아의 라 홀라 (La Jolla)의 스크립스 연구소 (Scripps Research Institute)의 제럴드 조이스 (Gerald Joyce)는 “이것은 자기복제, 돌연변이 및 유전가능성을 구체화하는 시스템으로 너무 구체적인 역사적인 관점을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번 논문은 학술지인 <사이언스>지에 발표되었다.

조이스와 그의 동료인 트레이시 링컨 (Tracey Lincoln)은 한 쌍의 RNA 촉매를 만들어 각각의 RNA가 적절한 빌딩블럭이 제공될 경우에 상대방을 복제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이들 연구자들은 이 쌍을 이룬 입자들을 실험관의 RNA 기초 빌딩블럭에 섞어 넣었다. RNA 효소는 완벽하지 않으며 각각 다른 형태를 만들기 때문에 원래 한 쌍의 RNA는 새롭고 재구성된 형태로 원래 형태의 RNA를 능가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다. 진화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효소는 다양한 RNA 빌딩블럭의 농도와 같은 반응결합조건에 따라 변화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은 실험관 진화과정 (in vitro evolution)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이스 연구팀은 이미 자체적인 복제를 촉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효소를 만들어낸 바 있다. 하지만 이들은 제한된 시간동안에 자신을 재생산할 수 있었다. 이번에 새롭게 개발된 효소는 무한적으로 자기복제가 가능하다. 조이스는 “이것은 생물학 영역 외에서 영구화된 분자정보를 갖게한 첫 번째 사례가 된다”고 말했다. 뉴질랜드의 팔머스턴 노스 (Palmerston North)의 마세이 대학 (Massey University)의 이론 생물학자인 데이비드 페니 (David Penny)는 이번 연구가 수 십년 전 노벨상 수상자였던 만프레드 아이겐 (Manfred Eigen)과 생물물리학자인 피터 슈스터 (Peter Schuster)의 예측을 충족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1970년 대에 이 두 명의 과학자들은 각각의 분자를 복제할 수 있는 효소 네트워크인 ‘초순환 (hypercycle) 이론’을 주장했다. 이 이론에 의하면 초기 생명체는 자기유지성격을 갖고 있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Eigen, M. & Schuster, P. The Hypercycle: A Principle of Natural Self-Organization, Springer: 1979). 페니는 “이것은 RNA의 자기복제시스템이 가능하다는 점을 증명한 것이다”고 말했다.

엘링턴은 각기 다른 생존하는데 성공한 효소가 각기 다른 조건에서 발생하는 것은 생명체는 너무 복잡해서 아무런 초자연적인 존재의 개입없이는 일어날 수 없다는 지적 설계론 (Intelligent design) 이론의 권위를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연구는 다윈의 진화론의 victory를 증명하는 논문이다. 조이스는 단호하게 지적 설계론을 지지하고 있던 버팀목을 부셔버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실험관에서 생명기원의 발달단계를 반복하기에는 아직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 뉴 멕시코의 산타페 연구소 (Santa Fe Institute)의 연구자인 에릭 스미스 (Eric Smith)는 이번 연구는 과학적으로 정밀하고 중요한 연구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조이스의 효소는 몇 년에 걸친 기존 연구와 실험실에서 이루어진 실험의 혜택을 본 것이며 상대적으로 간단한 조작을 통해 수행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험실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생명기원에 대한 강력한 주장을 만드는데 필요한 약간의 실험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이를 통해서 연구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가설들과 상상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

매릴랜드의 록빌 (Rockville)의 제이 크레이그 벤터 연구소 (J. Craig Venter Research Institute)의 크레이그 벤터나 매릴랜드의 체비 체이스 (Chevy Chase)에 위치한 하워드 휴스 의학연구소 (Howard Hughes Medical Institute)의 잭 소스택 (Jack Szostak)과 같은 다른 유명한 과학자들은 실험실에서 인공 생명체를 창조하기 위한 연구를 시도하고 있다. 벤터는 거의 합성유전체로 이루어진 세포를 만들어내는 포괄적인 상의하달 방식 (top-down approach)을 사용하고 있는 반면에 조이스와 소스택은 유전자나 세포 그리고 생명체가 지금처럼 존재할 수 있도록 한 사건이나 상황을 재창조해내려는 기초적인 원리에서 출발하여 전체를 구성하는 방식 (bottom-up)을 채택하고 있다. 조이스는 다음 번 단계의 연구는 동일한 것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시스템이 아니지만 새로운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도록 진화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목표는 실험실에서 생명체를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아직 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시스템이 그 자체적으로 새로운 기능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우리가 목표하는 것은 이것이다”고 말했다.

출처: <네이처>지 2009년 1월 9일자 및 <Science Daily> 2009년 1월 10일자 “How did life begin? RNA that replicates itself indefinitely developed for first time” (http://www.sciencedaily.com/releases/2009/01/090109173205.htm)
참고자료: <사이언스>지에 발표된 링컨과 조이스의 연구논문인 “Self-sustained replication of an RNA enzyme”의 원문과 소위 <RNA World> 가설을 처음 주장한 월터 길버트의 “The RNA World”논문의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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