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유전학실험실 (단국대학교 분자생물학과)



 이성욱 ( 2016-05-13 21:40:31 , Hit : 1400
 RNA 세상: 태초에 RNA의 퓨린은 어떻게 생성되었나?

바이오통신원 [바이오토픽]

생명과학  BRIC (2016-05-1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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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A와 DNA © Wikipedia

지금으로부터 수십억 년 전 생명의 기원으로 이어졌던 분자의 춤(molecular dance)은 현대과학이 아직 해결하지 못한 최대의 미스터리 중 하나다. 정확한 안무(choreography)는 아직 오리무중이지만, 과학자들은 이제 핵심적인 단계 중 하나를 밝혀냈다고 한다. 5월 12일 독일의 화학자들은 초기 지구에 존재했던 기본적인 화학물질들이 퓨린(purine)을 생성했을 거라고 보고했다(참고 1). 퓨린은 DNA와 RNA는 물론 모든 세포의 에너지대사를 구성하는 핵심적인 화합물이다.

"이번 연구는 매우 멋진 화학반응을 밝혀냈다"라고 스크립스 연구소에서 생명탄생의 화학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제럴드 조이스 박사(화학)는 말했다. 조이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오랫동안 '생명탄생 과정의 초기에 발생한 핵심사건은 RNA의 형성'이라고 주장해 왔다. RNA는 기다란 사슬 모양의 분자로, 유전정보를 운반하고 다른 화학반응을 가속화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 두 가지 기능은 모두 생명의 진화에 필요하다. 그러나 RNA가 탄생하여 RNA 세상(RNA world)을 건설한 과정을 밝히기는 매우 까다로웠다.

RNA는 4개의 다른 화학적 구성단위(building block), 즉 아데닌(A), 구아닌(G), 시토신(C), 우라실(U)로 이루어져 있다. 7년 전, 영국의 화학자 존 서덜랜드가 이끄는 연구진은 초기 지구에서 피리미딘(pyrimidine), 즉 시토신과 우라실이 일련의 과정을 거쳐 합성된 과정을 설명한 바 있다(참고 2). 그러나 그가 제시한 경로는 RNA의 퓨린계 구성단위, 즉 아데닌과 구아닌이 합성되는 과정까지 설명하지는 못했다.

다른 과학자들은 퓨린을 추적하는 데 부분적으로 성공했다. 1972년 영국의 화학자 레슬리 오겔이 이끄는 연구진은 초기 지구에서 퓨린이 형성된 '가능성 있는 경로'를 제시한 바 있지만, 설득력이 그다지 높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가 제시한 과정은 생명에 필수적인 퓨린을 극소량만 생성하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지난 40년 동안 퓨린이 생성된 합성경로를 찾아내기 위해 노력해 왔다"라고 독일 루드비히 막시밀리안 대학교의 화학자 토머스 캐럴은 말했다.

캐럴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몇 년 전 DNA가 손상되는 과정을 연구하던 중 새로운 선도물질을 하나 발견했다. (DNA는 - 우라실이 티민(T)으로 대체되는 것을 제외하면 - RNA와 매우 유사하다.) 연구진은 포름아미도피린(FaPy: formamidopyrimidine)이 DNA와 반응하는 과정을 연구하다가, 그것이 쉽게 반응을 일으켜 퓨린을 생성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래서 그들은 초기 지구의 상태에서 FaPy가 생성될 수 있었는지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FaPy가 생성될 수 있다면 퓨린도 생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단계는 쉬웠다. 왜냐하면 수소, 시안화물(cyanide), 그리고 물만 있으면 되기 때문이다. 시안화수소(HCN)는 세 개의 원자(수소, 질소, 탄소)만으로 이루어진 단순한 분자이며, 초기 지구에 풍부하게 존재했던 것으로 널리 믿어지고 있다. HCN은 물 속에서 쉽게 반응하여 아미노피리미딘(aminopyrimidine)을 형성할 수 있는데(아미노피리미딘 역시 초기지구에 풍부하게 존재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여기에는 아민(amine)이라는 화학기(chemical group)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문제는 아민이었다. "아민은 정상적인 상황에서 무차별적으로 반응하여 상이한 화합물의 혼합물을 형성하므로, 이 경우에는 그리 달갑지 않다. 왜냐하면 그 혼합물의 대부분은 퓨린이 아니기 때문이다"라고 캐럴 박사는 설명했다.

캐럴은 하나의 핵심적 아민이 반응하지 못하도록 막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나는 처음에 그게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해법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간단했다"라고 캐럴은 회고했다. 캐럴이 이끄는 연구진이 자신들의 해법에 약간의 산(acid: 초기 지구에는 산이 풍부했던 것으로 생각된다)을 첨가하자, 산에서 양성자(proton)이 과량으로 생성되어 아미노피리미딘에 달라붙는 게 아닌가! 그리하여 과량의 양성자는 분자에 포함된 아민기 중 딱 하나만 남겨놓고, 모든 아민의 반응성을 차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금상첨화인 것은, 반응성을 보유한 유일한 아민이 반응을 일으켜 퓨린을 형성한다는 거였다.

그러나 스토리는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더욱 반가운 사실은, 아미노피리미딘에 포함된 반응성 아민이 포름산(formic acid)이나 포름알데히드(formamide)와 쉽게 결합한다는 거였다. 작년에 로제타 우주탐사선(Rosetta space probe)이 혜성(67P/Churyumov-Gerasimenko)에서 두 가지 화학물질을 모두 발견했으므로, 과학자들은 그것들이 초기 지구에 빗물처럼 쏟아졌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일단 아민이 두 화합물과 결합한다면, 그 결과물은 당(sugar)과 반응하여 대량의 퓨린을 만들게 된다. "그것은 마치 도미노반응과 같다"라고 캐럴은 말했다.

그러나 반론을 제기하는 과학자들도 있다. 미국 응용분자진화재단(Foundation for Applied Molecular Evolution)의 화학자로 생명의 기원을 연구하는 스티븐 베너 박사는 이번에 제안된 퓨린생성의 과정을 '중요한 진전'이라고 인정한다. 그러나 그에 의하면, "설사 그게 맞는다 해도, 퓨린을 생성하는 조건이 (서덜랜드 박사가 제안한) 피리미딘 생성조건과 맞아떨어지는지는 의문"이라고 한다. "A, G, C, U가 모두 만났었는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설사 백보천보를 양보해서 모든 RNA 염기들이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만났더라도, 이 염기들을 엮어서 완벽한 RNA를 형성한 요인이 무엇인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우리가 지금 지구상에 존재하고 있는 걸로 봐서, 어떻게든 RNA가 형성되기는 했을 것이다. 그러나 RNA 세상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생명탄생의 거대한 미스터리를 완벽하게 해결하기 전에 좀 더 많은 도미노를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참고문헌
1. Becker, S. et al., “A high-yielding, strictly regioselective prebiotic purine nucleoside formation pathway”, Science 352, 833–836 (2016).
2. Powner, M. W., Gerland, B. & Sutherland, J. D., "Synthesis of activated pyrimidine ribonucleotides in prebiotically plausible conditions", Nature 459, 239–242 (2009).

※ 출처: Science http://www.sciencemag.org/news/2016/05/rna-world-inches-closer-explaining-origins-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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