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유전학실험실 (단국대학교 분자생물학과)



 이성욱 ( 2014-10-23 14:24:29 , Hit : 1460
 여성은 남성보다 현명한 의사결정자일까?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cn=GTB2014100815&service_code=03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4-10-23    
      
최근 커스틴 질리브랜드 뉴욕주 상원의원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만약 하원의 난맥상을 뜯어고치고 싶으면, 여성의원의 수를 늘리면 된다. 여성은 남성보다 공통의 기반 찾기와 공동작업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여성을 힘있는 자리에 앉혀야 하는 이유는 또 한 가지 있다. 신경과학자들에 의하면, "여성은 스트레스 상황 하에서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많은 과학자들이 "정상적 상황(즉, 모든 것이 절제되고 관리가능한 상황) 하에서 위험이 수반되는 결정을 할 때, 남성과 여성은 비슷한 방식으로 행동한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USC의 마라 매더 교수(인지신경과학)와 듀크 대학교의 니콜 R. 라이트홀 교수(인지신경과학)도 그런 과학자들이다. 정상적 상황에서 최고의 정보들을 수집하고, 가능한 비용과 이익을 꼼꼼히 비교한 다음,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남성이나 여성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여기에 스트레스가 개입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예컨대, 실험실에서 참가자들에게 엄청 차가운 물에 손을 담그게 하면, 남성과 여성들은 각각 다르게 행동하기 시작한다고 한다.

매더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간단한 컴퓨터 게임을 가르쳤는데, 그 내용은 디지털 풍선에 바람을 넣으면 점수를 따는 것이었다. 그런데, 바람을 많이 넣을수록(펌프질을 많이 할수록) 점수를 더 많이 따지만, 문제는 풍선이 터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풍선이 터지면 빵점이다.) 긴장이 풀린 상태에서 테스트한 결과, `풍선을 터뜨리는 빈도`와 `펌프질 횟수(평균)`는 남녀가 거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찬물에 손을 담가 스트레스를 받은 다음 똑같은 게임을 하자,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여성들은 펌프질 횟수를 줄여, 점수를 착실히 챙기는 `안전빵 전략`을 추구한 데 반해, 남성들은 펌프질 횟수를 약 50%까지 늘리는 `고위험 전략`을 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천만다행으로 이 게임의 경우, 남성들이 얻은 최종점수는 여성들보다 많았다. 그러나 여러 가지 게임을 하게 해 본 결과, 고위험 전략의 성과가 안전빵 전략의 성과를 늘 능가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다른 실험에서,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여러 개의 데크에서 카드를 뽑으라`고 지시했다. 데크들은 두 가지 유형, 즉 `적은 상금이 자주 나오는` 안전형, `많은 상금이 드문드문 나오는` 위험형으로 구분되었다. 실험 결과, 스트레스를 받은 남성들은 여성들보다 위험형을 21%나 더 많이 선택했고, 그 결과 여성들보다 적은 최종상금을 받았다. 다양한 게임을 시켜 본 결과, "남성은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더 많은 위험을 추구한다"는 결론은 늘 같았다. 스트레스를 받아 신경이 곤두선 남성들은 - 아무리 희생이 크고 가능성이 적더라도 - 대박을 터뜨리는 쪽에 몰빵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다면, 이상과 같은 남녀별 행동차이를 초래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네덜란드 라드바우드 대학교의 루드 반 덴 보스 교수(신경생물학)에 의하면, 스트레스호르몬인 코르티솔(cortisol)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그가 이끄는 연구진은 선행연구에서, "남성의 경우 스트레스 상황에서 코르티솔 농도가 급격히 상승하며, 이로 인해 고위험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반해 여성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코르티솔 농도가 약간 상승하는데, 이로 인해 의사결정 성과가 오히려 상승하게 된다고 한다.

그런데 남성들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의사결정이 왜곡된다"는 사실을 알기는 하는 걸까? 불행하게도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미시건 대학교의 스테파니 D. 프리스톤 교수(인지신경과학)가 이끄는 연구진이 2007년 발표한 연구결과를 살펴보자.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20분 후 프레젠테이션을 실시하고, 발표능력을 평가하겠다`고 공지한 후, 먼저 게임을 시켰다. 처음에 모든 참가자들은 남녀 공히, `발표를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게임 점수가 좋지 않았다. 그러나 프레젠테이션 시간이 다가오면서, 스트레스가 최고조에 이른 여성들은 좀 더 실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려 게임 점수가 상승하기 시작했다. 즉, 여성들은 `보상은 작지만 확실한 성공이 보장되는` 쪽을 택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남성들은 달랐다. 프레젠테이션 시간이 다가오자, 남성들은 `보상은 크지만 성공 가능성이 희박한` 쪽을 택함으로써, 자멸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게임 막바지에 이르러 돈을 잃은 직후에, 연구진이 게임을 잠시 중단시키고 참가자들에게 `당신이 방금 위험한 결정을 한 걸 인정하느냐`고 묻자, 여성들은 순순히 시인했지만 남성들은 부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하나 더 살펴보자. 오스트리아 빈 대학교의 리비아 토모바와 클라우스 람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3건의 실험을 통해, "여성들은 스트레스 상황 하에서 타인의 의견을 반영하여 의사결정을 내린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즉, 스트레스를 받은 여성들은 타인의 관점을 채택하거나 공감을 표시하지만, 남성들은 자기주장만을 더욱 강조하며 외골수로 빠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자세한 실험 내용은 원문 참조).

물론 이상의 연구들은 실험실에서 실시된 것으로, 복잡한 현실세계에서도 똑같은 결과가 나오리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과연 "여성들이 우두머리로 있는 조직들이, 스트레스 상황에서 실제로 안전한 의사결정을 내리거나 다양한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일부 증거에 따르면 그런 것도 같다. 예컨대, 크레딧 스위스는 2005~2011년 약 2,400개 글로벌 대기업의 자료들을 검토한 결과, "한 명 이상의 여성 이사를 보유한 업체들은 남성 일색의 이사진을 보유한 업체들보다 성과가 26%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혹자들은 여성들이 이사회를 차지하면 폐단도 만만찮을 거라고 주장한다. 그들은 2008년의 금융위기를 앞두고, 여성임원들이 과도하게 몸을 사리는 바람에 해당 업체들의 성장에 제동이 걸렸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크레딧 스위스의 자료에 따르면, 2005~2007년 여성임원을 보유한 기업들의 성과는 남성 일색의 이사진을 보유한 기업들보다 성과가 - 높으면 높았지 - 낮지 않았다고 한다.

여성들의 의사결정 능력이 이처럼 탁월하지만, 현실에서 여성들이 권좌에 오르는 기간은 조직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순간으로만 한정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현상을 유리절벽(glass cliff)이라고 하는데, 영국 엑서터 대학교의 미셸 K. 라이언과 알렉스 해슬럼 교수에게서 처음 관찰된 현상이다. 제너럴 모터스의 메리 T. 바라와 야후의 매리사 메이어를 생각해 보라. 그녀들이 최고경영자의 자리에 오른 것은 회사가 결딴나기 시작할 때였다. 좀 더 많은 여성들이 기업의 요직을 차지하고 있었더라면, 작은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함으로써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사태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정부나 기업이 스트레스 상황에 빠지지 않도록 미리 손을 쓰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위험추구형 임원`과 `안전추구형 임원` 간의 적절한 균형을 유지함으로써, 조직이 위기에 직면할 경우를 미리 대비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 필자인 테레즈 휴스턴은 시애틀 대학교의 인지심리학 교수로, 여성과 의사결정에 관한 책을 집필하고 있다.


http://www.nytimes.com/2014/10/19/opinion/sunday/are-women-better-decision-makers.html







967   피부암 외에도 다른 위험성이 있는 햇빛  이성욱 2014/10/24 1467
966   Novartis Extends Deal to Use SomaLogic Proteomics Technology  이성욱 2014/10/23 1289
  여성은 남성보다 현명한 의사결정자일까?  이성욱 2014/10/23 1460
964   스위칭 오프할 수 있는 리보자임(ribozyme)의 개발과 유전자치료 (우리실험실 결과소개)  이성욱 2014/10/17 2324
963   간에 암 전이가 어떻게 발생하는가  이성욱 2014/10/17 1677
962   CAR T 세포를 이용한 효과적인 항암 치료법  이성욱 2014/10/15 2059
961   Harvoni, a Hepatitis C Drug From Gilead, Wins F.D.A. Approval  이성욱 2014/10/14 1857
960   20년간 숨어 있던 폐암의 비밀  이성욱 2014/10/14 1462
959   특정 염색체 구조가 중요 유전자 조절  이성욱 2014/10/14 1840
958   초파리로 인체 대장암의 특징을 보여준다  이성욱 2014/10/12 1638
957   2014년 노벨 화학상: 세포의 내부생활을 드러낸 혁신적 현미경  이성욱 2014/10/12 2046
956   2014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이성욱 2014/10/12 1427
955   CRISPR/Cas9 Can Now Edit RNA, Not Just DNA  이성욱 2014/10/07 1423
954   대장암 종양 성장과 밀접한 마이크로 알앤에이  이성욱 2014/10/06 1566
953   신약 개발을 위한 Cas9 동물 모델의 개발  이성욱 2014/10/02 1538
952   암확산을 중단시키는 박테리아 소통시스템  이성욱 2014/09/29 1296
951   단일 돌연변이가 망막 종양으로 이어지는 이유  이성욱 2014/09/29 1319
950   베를린 환자가 HIV 감염에서 완치된 이유  이성욱 2014/09/29 1459
949   유전자요법을 이용한 신경근육접합부 결함 치료  이성욱 2014/09/24 1659
948   전령 RNA에서의 슈도유리딜화  이성욱 2014/09/19 1693

[이전 10개] [1]..[11][12][13][14][15] 16 [17][18][19][20]..[64] [다음 10개]
 

Copyright 1999-2021 Zeroboard / skin by ROB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