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유전학실험실 (단국대학교 분자생물학과)



 이성욱 ( 2014-08-01 09:32:25 , Hit : 1666
 miRNA를 이용한 계통발생 분석의 문제점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cn=GTB2014071218&service_code=03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4-08-01    
      
계통발생도를 만드는 강력한 방법을 제공하는 것으로 각광받았던 분자가, 그리 강력한 능력을 보유했던 것은 아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과학자들은 마이크로 RNA(miRNA)를 이용하여 동물 간의 진화관계를 유추하는 방법에 결함이 있음을 밝혀냈다(참고 1). 이번 연구는 지난 몇 년 동안 발표된 연구결과(예: 거북이는 새나 악어보다 파충류와 더 밀접한 근연관계가 있다: 참고 2)에 의문을 제기하는 동시에, 진화생물학의 핵심문제를 밝히려는 시도에 찬물을 끼얹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마이크로 RNA(miRNA, microRNA)란 문자 그대로, 일반적인 RNA(세포 안에서 단백질로 번역되는 RNA 가닥)보다 훨씬 더 짧은 RNA를 말한다. miRNA는 단백질을 번역하는 대신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과학자들은 miRNA의 이 같은 역할을 감안하여, "miRNA를 코딩하는 유전자는 세대가 거듭되어도 변하지 않고 보존될 것"이라고 기대해 왔다. `miRNA가 보존되어 있다`는 가정은 miRNA를 진화적 근연관계의 이상적인 표지로 부상시켰다. 일련의 관찰연구 결과, 일부 유연관계가 가까운 동물들은 독특한 miRNA를 공유하고 있으며, 유연관계가 먼 동물들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다트머스 대학교의 케빈 피터슨 교수는 `특정 miRNA의 존재 여부에 따라 진화계통도를 작성하는 (선구적) 방법`을 개발하기도 했다. 그 후 해가 거듭될수록 피터슨 교수가 개발한 방법은 탄력을 받았다. 그리하여 miRNA를 이용한 진화계통도 작성은 (네이처 뉴스팀을 비롯한) 많은 언론매체의 주목을 받았다.

(1) 거북이의 진화

피터슨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한 연구에서(참고 2) 거북이를 새나 악어보다는 도마뱀과 같은 진화계통으로 분류했는데(http://www.nature.com/doifinder/10.1038/news.2011.425), 이는 많은 과학자들, 예컨대 밥 톰슨(http://thomsonlab.org/)을 놀라게 했다. 톰슨은 유전자 시퀀스 비교를 통해 피터슨과 다른 결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 나는 miRNA가 진화계통도 작성의 묘책(silver bullets)이라고 느꼈기에, 내 데이터에 문제가 있겠거니 하고 생각했었다"고 톰슨은 회상했다.

그래서 톰슨은 동료들과 함께, 피터슨의 방법을 이용하여 동일한 데이터를 분석해 봤다. 그 결과, 톰슨은 피터슨과 동일한 진화계통도를 얻기는 했지만, 이상한 점을 한 가지 발견했다. 동물들 간의 관계를 분석해 보니,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비교적 많은 양의 miRNA가 사라져 가는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톰슨은 이것을 「miRNA를 이용한 진화계통도 작성」의 정당성을 훼손하는 현상으로 해석했다. 「miRNA를 이용한 진화계통도 작성」이 합리화되려면, `miRNA가 여러 세대에 걸쳐 보존된다`는 전제조건이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톰슨이 이끄는 연구진은 4건의 다른 연구결과도 재분석해 봤다. 그것들은 miRNA를 이용하여 편형동물(참고 3), 척추동물(참고 4), 지렁이(참고 5), 그리고 몇 가지 특이한 기생충들(참고 6)의 진화계통도를 작성한 연구들이었다. 재분석 결과, 모든 연구들에서 생각보다 많은 miRNA가 사라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톰슨은 "miRNA를 분석하는 방법은 진화가 진행되는 방식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상의 연구결과를 정리하여 7월 28일 『PNAS』에 기고했다(참고 1).

(2) 성장통

한편 톰슨은 `miRNA가 여러 세대에 걸쳐 간에 보존된다`는 가정을 탄력적으로 적용하여, 진화계통도를 다시 작성해 봤다. 그 결과 다섯 개의 계통 중 3개의 계통(파충류 포함)에서 다른 방법을 이용한 계통도와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 "피터슨이 진화에 따른 miRNA의 상실을 인지하지 못했는지, 아니면 알면서도 논문에서 누락시켰는지는 알 수 없다"고 톰슨은 말했다.

톰슨은 선행연구들의 문제점을 한 가지 더 지적했다. 그것은 원자료와 관련된 것으로,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가정한 miRNA 중 상당수가 사실은 존재했지만, 연구자들이 이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는 것이다. 예컨대 거북이에 관한 연구의 경우, 피터슨은 거북이의 유전체를 꼼꼼히 살피기보다는, 세포에서 추출한 RNA에서 miRNA를 찾아내는 방법을 택했다. (사실, 피터슨이 연구를 수행할 당시에는 거북이의 유전체를 구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일부 RNA는 동물의 생애 중 특정시점에서만 발현되는데 반해, 유전체 속에 존재하는 유전자는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Nature』는 피터슨의 의견을 듣기 위해 접촉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그러나 피터슨과 함께 두 건의 연구를 수행했던 예일 대학교의 에릭 스펄링(참고 2, 5)은 톰슨의 결론("miRNA 하나만 갖고서는 종들 간의 관계를 밝혀낼 수 없다")을 수긍했다. "우리가 당초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miRNA는 만병통치약이 아닌 것 같다"고 그는 말했다.

그러나 스펄링은 `miRNA는 대체로 보존된다`는 생각을 고수하며, "miRNA를 정확히 찾아내는 방법(예: 유전체 검색)이 개발되기만 하면 miRNA의 유용성은 여전히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그는 miRNA만 단독으로 분석하기보다는, 다양한 유전자들과 함께 분석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피터슨이 이끄는 연구진은 최근 거북이의 진화계통도를 새로 발표했는데(참고 7), 이 역시 - 주로 miRNA를 기반으로 작성된 것이어서 - 거북이와 도마뱀을 같은 가지에 표시함으로써 해묵은 논쟁을 재연시켰다.

"톰슨의 논문은 `내가 오랫동안 의심해 왔던 방법(miRNA를 이용한 진화계통도 작성)`을 날카롭게 분석했다. 나는 miRNA가 그렇게 각광을 받는 이유를 모르겠다. 그건 아마도 우리가 `희망`과 `사실`을 혼동하기 때문인 것 같다. 수억 년에 걸친 동물의 진화과정을 간단한 도구 하나로 해독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그런 도구가 하나밖에 없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오번 대학교의 켄 핼러니치 교수(진화생물학)는 논평했다.

※ 참고논문
1. Thomson, R. C., Plachetzki, D. C., Mahler, D. L. & Moore, B. R. Proc. Natl Acad. Sci. USA http://dx/doi.org/10.1073/pnas.1407207111 (2014).
2. Lyson, T. R. et al. Biol. Lett. 8, 104–107 (2012).
3. Philippe, H. et al. Nature 470, 255–258 (2011).
4. Heimberg, A. M., Cowper-Sal-lari, R., Sémon, M., Donoghue, P. C. & Peterson, K. J. Proc.
5. Sperling, E. A. et al. Proc. R. Soc. B 276, 4315–4322 (2009).
6. Helm, C., Bernhart, S. H., Höner zu Siederdissen, C., Nickel, B. & Bleidorn, C. Mol.
7. Cordero, G. A. Evol. Dev. 16, 189–196 (2014).


http://www.nature.com/news/flaws-emerge-in-rna-method-to-build-tree-of-life-1.15625







947   Gilead Licenses Hepatitis Therapy in India Amid Price Criticism  이성욱 2014/09/17 1703
946   자신의 유전체를 해체하고 재조립하는 단일 세포  이성욱 2014/09/15 1447
945   STAP세포논문철회에서 새롭게 밝혀진 사실들  이성욱 2014/09/15 1303
944   질 속의 미생물(vaginal microbe)이 생성하는 새로운 항생제  이성욱 2014/09/15 1479
943   자연계의 항생제 공장에서 스위치 역할을 하는 소분자 물질  이성욱 2014/09/04 1943
942   Daclatasvir (Daklinza) for Chronic Hepatitis C Cleared in EU  이성욱 2014/08/29 2133
941   소아암 촉진 유전자 Lin28b 규명  이성욱 2014/08/18 1459
940   바이러스를 저지시키는 방법  이성욱 2014/08/15 1648
939   Sovaldi forces Incivek off the hep C market as Vertex calls it quits  이성욱 2014/08/15 1507
938   Genetically 'edited' fruit could soon hit supermarket shelves  이성욱 2014/08/15 1323
937   암 연구를 위한 새로운 유전자 편집 기술  이성욱 2014/08/11 1448
936   New Guide RNAs for CRISPR Can Double the Targetable Genome  이성욱 2014/08/09 2140
935   일본의 뇌과학자 요시키 사사이의 죽음  이성욱 2014/08/08 1766
934   Roche says to buy Danish Santaris for up to $450 million  이성욱 2014/08/06 1300
933   뇌종양이 남성에서 더 흔한 이유?  이성욱 2014/08/06 1652
932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사태, 전 지구적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이성욱 2014/08/06 1530
931   가장 중요한 감시자 p53의 새로운 기능!  이성욱 2014/08/05 1419
930   HIV를 죽게하는 강제적인 돌연변이  이성욱 2014/08/04 1458
929   「신약승인을 위한 임상시험 데이터」, 공개해야 하나?  이성욱 2014/08/01 1455
  miRNA를 이용한 계통발생 분석의 문제점  이성욱 2014/08/01 1666

[이전 10개] [1]..[11][12][13][14][15][16] 17 [18][19][20]..[64] [다음 10개]
 

Copyright 1999-2021 Zeroboard / skin by ROB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