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유전학실험실 (단국대학교 분자생물학과)



 이성욱 ( 2014-06-05 12:12:41 , Hit : 1651
 금발은 어떻게 생겨날까? - DNA 글자 하나가 머리칼의 색깔을 바꾼다.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cn=GTB2014060087&service_code=03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4-06-05  
  
흑갈색 머리를 가진 백인 여성들에게 참으로 열불나는 소식이다. 하나의 작은 유전적 변화가 금발을 만들었다니 말이다. 최근 발표된 연구결과에 의하면, "게놈의 핵심 부분에서 DNA 글자를 하나만 바꾸면 특정 유전자의 활성이 변하여 금발이 된다"고 한다. 이번 연구의 의의는 금발 생성의 과정을 분자 수준에서 해명했을 뿐 아니라, "유전자 자체는 물론 `유전자를 제어하는 DNA`의 변화도 유기체의 생김새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는 데 있다.

"이번 연구의 의의는, 우리가 지금껏 단편적으로 알아 왔던 생물학적 지식들을 한데 모아, `말이 되도록` 엮었다는 데 있다"라고 호주 퀸즐랜드 대학교의 리처드 스텀 교수(분자유전학)는 말했다. (스텀 교수는 이번 연구에 참가하지 않았다.)

인간의 용모는 피부색 및 머리칼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유전학자들은 오랫동안 금발이라는 형질의 유전적 기초를 이해하고, 그것이 언제 진화했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노력해 왔다. 지난 6년 동안, 수천 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유전자 변이를 연구한 결과, 최소한 8개의 DNA 부분이 금발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왜냐하면 금발인 사람에게는 특정한 DNA 문자(염기)가 존재하는 반면, 머리칼 색이 다른 사람들에게서는 이것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런 차이를 단일염기다형성(single-nucleotide polymorphisms), 약어로는 SNP라고 한다.

이러한 SNP 중에서 일부는 멜라닌과 같은 색소를 생성하는 유전자에서 발견되었다. 색소를 만드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일어나면, 피부와 모발의 색깔을 바꾸는 것이 보통이다. 한편 일부 SNP들은 유전자 이외의 부분에서 발견되었는데, 이런 SNP들은 특정 형질을 직접 바꾸지는 못하지만, 조절 DNA(regulatory DNA)의 일부로서 인근에 있는 유전자의 기능을 제어하는데 관여한다. 그런데 조절 DNA에 변화가 일어나면, 모발의 색깔은 바꿀 수 있지만 피부색깔은 바꿀 수 없다(또는 피부색깔은 바꿀 수 있지만, 모발의 색깔은 바꿀 수 없다). 왜냐하면 조절 DNA는 신체의 특정 부분에서만 유전자의 활성을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북유럽인들의 경우, 금발과 밀접하게 관련된 SNP에 근접한 유전자는 KITLG다. 이 유전자는 특정 단백질을 코딩하는데, 그 단백질의 기능은 `세포로 하여금 적절한 신체부위로 이동하여 전문적인 역할을 하도록 보장해 주는 것`이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의 데이비드 킹슬리 교수(진화유전학)는 이 SNP에 주목했다. 킹슬리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KITLG 단백질이 큰 가시고기(sticklebacks: 빙하가 후퇴하는 바람에 강과 호수의 담수에 고립된 물고기)의 색깔을 변화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큰 가시고기는 강과 호수에서 각각 진화를 거듭하여, 물의 탁도(murkiness)에 따라 흰색이나 검은색으로 변했다. "우리는 물고기와 인간의 피부색을 연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동일한 유전자와 관련된 동일한 문제였다"고 연구진은 회상했다.

문제의 SNP가 인간의 KITGL 유전자와 관련된 조절 DNA의 일부인지를 알아내기 위해, 연구진은 마우스를 실험 대상으로 선택했다. 연구진은 자신들의 선택이 옳다고 확신했다. 왜냐하면 이 부분의 DNA에 문제가 있는 마우스들은 색깔이 - 통상적인 갈색이 아니라 - 옅어지거나 흰색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두 가지 버전의 돌연변이 DNA를 만들어 마우스에게 주입해 보았다. 한 가지 버전에서는 금발을 만드는 SNP를 그대로 두고, 다른 버전에서는 SNP를 다른 염기로 대체하여 흑갈색 모발을 만드는 DNA와 동일하게 했다. 연구진은 각 마우스들에게 한 가지 버전의 돌연변이만을 삽입했다.

연구 결과, 금발을 만드는 SNP를 보유한 마우스들은 다른 DNA를 보유한 마우스에 비해 밝은 색깔을 띠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이상의 연구결과를 정리하여 Nature Genetics 6월 1일호(온라인판)에 발표했다. 연구진이 실험실에서 배양된 인간세포를 대상으로 문제의 조절 DNA를 연구해 본 결과, 금발을 만드는 SNP는 KITLG의 활성을 약 20% 저하시키지만, 이 정도만으로도 모발의 색깔을 바꾸는 데는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것은 유전자의 활성을 차단하지 않고, 다만 약화시켰을 뿐"이라고 연구진은 말했다.

"이번 연구에 의하면, 해당 SNP는 발생 중인 모낭에서 KITLG의 발현을 조절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네덜란드 에라스무스 MC의 판 류 박사(유전역학)는 말했다. 나는 `인간이 가진 22개의 모발 관련 SNP를 이용하여 모발의 색깔(적색과 검은색)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바 있지만, 금발과 흑갈색 머리칼을 구분하는 것은 훨씬 더 어려운 일"이라고 류 박사는 덧붙였다. (류 박사는 이번 연구에 참가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조절 DNA는 색소침착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아이슬란드 대학교의 에이리커 스테잉그림슨 교수(분자생물학)는 말했다. (스테잉그림슨 교수 역시 이번 연구에 관여하지 않았다.)

"금발은 생존에 중요한 형질은 아니지만, 금발이 생겨나는 유전적 원인을 알면 진화가 일어나는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KITLG는 인체의 많은 부위에서 활성화되어 있으므로, 이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전신에 영향을 미쳐 사망까지도 초래할 수 있다. 그러나 KITLG는 조절 DNA에 둘러싸여 있어, 상이한 조직마다 별도로 제어된다. KITLG의 영향이 모발에만 국한되고, 눈이나 피부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이는 (오늘날 알려져 있는) 대부분의 다른 색소침착 유전자들과 다른, 매우 독특한 특징"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 원문정보: David M Kingsley, "A molecular basis for classic blond hair color in Europeans", Nature Genetics (2014) doi:10.1038/ng.2991 Published online 01 June 2014


http://news.sciencemag.org/biology/2014/06/genetics-blond-h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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