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유전학실험실 (단국대학교 분자생물학과)



 이성욱 ( 2015-10-06 17:59:04 , Hit : 1779
 바이오통신원 [바이오토픽] 2015 노벨생리학상을 휩쓴 기생충약 개발자들

생명과학  양병찬 (2015-10-06 09:26)

2015 노벨생리의학상은 가장 치명적인 기생충질환(회선사상충증, 림프사상충증, 말라리아) 치료제를 개발한 과학자들에게 돌아갔다. 아래 지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세 질병의 세계적 분포는 비슷하며, 뭉뚱그려 푸른색으로 표시되어 있다.
The 2015 Nobel Prize in Physiology or Medicine awards discoveries regarding novel therapies for some of the most devastating parasitic diseases: River Blindness, Lymphatic Filariasis (Elephantiasis) and Malaria. The distribution of these diseases is quite similar and is collectively shown in blue on the world map.
※ 이미지 출처: 노벨상위원회 보도자료

2015 노벨 생리의학상은 기생충감염을 물리치는 약물을 개발한 세 명의 과학자들에게 돌아갔다. 영광의 주인공들은 미국 드루 대학교(뉴저지 주 매디슨 소재)의 윌리엄 C. 캠벨 박사(미생물학), 일본 키타사토 대학교의 오무라 사토시 박사(미생물학), 중국 전통의학연구원(現 중국 의과학연구원)의 투유유 박사(약학)다.

캠벨과 오무라 박사는 1970년대에 아버멕틴(avermectin)이라는 계열의 화합물을 발견했다. 아버멕틴은 회선사상충증[onchocerciasis: 시력을 잃을 수도 있어서, 일명 하천실명(river blindness)이라고 함]과 림프사상충증[lymphatic filariasis: 피부가 코끼리 피부처럼 단단하고 두껍게 된다고 해서, 일명 상피병(elephantiasis)이라고 함]을 일으키는 기생충을 구제(驅除)하는 약물이며, 아버멕틴 중에서 가장 강력한 것은 1981년 출시된 이버멕틴(ivermectin)이다.

투 박사는 1960년대 후반 ~ 1970년대에 항말라리아제 아르테미시닌(artemisinin)을 개발한 공로로 2011년 래스커상을 수상했으며, 이번에 노벨상을 수상함으로써 '중국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라는 영예를 얻게 되었다.

1. 말라리아 치료제의 혁신

1960년대에 사용되던 주요 말라리아 치료제는 클로로퀸(chloroquine)과 퀴닌(quinine)이었는데, 효과가 점점 감소하고 있었다. 그래서 중국 정부는 1967년,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중국 전통의학연구원 소속의 투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항말라리아 활성을 갖는 약물을 찾아내기 위해, 중국의 전통생약 2,000여 가지를 샅샅이 분석했다. 그 결과 1972년, 1700년 전의 의서(醫書)에서 찾아낸 개똥쑥(Artemisia annua) 추출물의 효능이 가장 탁월한 것으로 밝혀지자, 연구진은 그 속에서 순수한 아르테미시닌(artemisinin) 성분을 분리해 냈다.

Satoshi Ōmura searched for novel strains of Streptomyces bacteria as a source for new bioactive compounds. He isolated microbes from soil samples in Japan, cultured them in the laboratory (inset to left) and characterized many thousands of Streptomyces cultures. From those, he selected around 50 cultures that appeared most promising, and one of these cultures later turned out to be Streptomyces avermitilis (inset to right), the source of Avermectin.


"투 박사가 노벨상을 수상했다는 것은 대단한 뉴스다. 나는 매우 기쁘다. 그녀는 노벨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라고 베이징 대학교의 라오이 박사(신경과학)는 말했다. (라오이 박사는 아르테미시닌의 발견 과정을 연구한 인물이다.)

그러나 라오 박사에 의햐면, 아르테미시닌의 발견과 관련된 논공행상 과정에서 약간의 잡음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투 박사는 지금껏 중국에서 큰 상(償)을 받지 못해 왔으며, 주요 학술원(중국과학원이나 중국공정원)의 회원으로도 선임되지 못했다고 한다. "말썽을 일으킨 것은 그녀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었지만, 그녀가 책임자의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피해를 봤던 면도 있다. 그 여파로, 그녀는 지금껏 중국에서 큰 인정을 받지 못했다"라고 라오는 설명했다.


【참고1】 노벨상을 둘러싼 논공행상

많은 중국의 과학자들은 '투 박사 혼자서 상을 독차지했다'며 분개하고 있다. 그들에 의하면, '아르테미시닌의 발견 뒤에는 수천 명 과학자들의 노력이 숨어 있으므로, 그 공(功)을 투 박사가 혼자 누려서는 안 된다'고 한다. 즉 아르테미시닌은 「프로젝트 523(1967년 5월 23일에 시작되었다고 하여 이런 이름이 붙었음)」의 산물이며, '말라리아를 뿌리뽑으라'는 마오쩌뚱의 지시에 따라 인민해방군 소속 연구팀이 거둔 값진 승리라는 것이다.

역사가들에 의하면, 투 박사는 다른 연구자들보다 프로젝트에 늦게 참여했으며, 그때는 이미 많은 동료들이 피로누적과 (당시 중국을 휩쓸고 있었던) 정치적 갈등의 여파로 기진맥진한 상태였다고 한다. 그러나 그녀의 래스커상 수상을 놓고 논란이 벌어졌을 때, 다른 전문가들은 그녀를 두둔하기도 했다. 여하튼, 그녀는 지금껏 중국에서 큰 평가를 받지 못했다.

※ 참고: 노벨생리학상 유감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record_no=258254)
※ 출처: http://news.sciencemag.org/health/2015/10/updated-nobel-prize-honors-drugs-fight-roundworms-malaria


"투 박사의 노벨상 수상 소식이 알려진 후, 노벨상에 관한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많은 중국인들이 그녀의 노벨상 수상을 축하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그들이 냉정을 되찾고, 이번 노벨상의 의미를 되새겼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이번 상에는 배울 것이 많기 때문이다"라고 칭화 대학교의 혁신연구 전문가인 쉬에란 박사는 말했다.

"오늘날 중국에서는 젊은 과학자들에게 '해외에 나가서 좋은 연구를 하고 국제적으로 명성이 높은 저널에 논문을 발표하라'고 적극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투 박사는 한 번도 중국 밖으로 나가 본 적이 없으며, 탑 저널에 논문을 기고한 적도 없는 인물이다. 다시 말해서 투 박사는 오늘날의 트렌드에 전혀 맞지 않는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연구의 독창성 하나만으로 노벨상을 거머쥐었다. 이번 노벨상이 중국인 과학자들에게 주는 교훈은 바로 이것이다"라고 쉬에 박사는 말했다.

2. 회선사상충증과 림프사상충증 치료제 개발

오무라 사토시 박사는 일본에서 활동하며, 항균활성을 갖는 토양세균인 스트렙토미세스속(Streptomyces) 세균을 분리하는 일을 해 왔다. 1974년, 그는 골프장 근처의 토양에서 유망한 세균을 발견하여, 다른 세균들과 함께 미국의 머크 연구소(뉴저지 주 라웨이 소재)로 보냈다. (오무라 박사의 연구소는 1973년 미국의 머크사(社)와 연구제휴 협약을 맺었다.)

Youyou Tu searched ancient literature on herbal medicine in her quest to develop novel malaria therapies. The plant Artemisia annua turned out to be an interesting candidate, and Tu developed a purification procedure, which rendered the active agent, Artemisinin, a drug that is remarkably effective against Malaria.


윌리엄 캠벨 박사가 이끄는 머크의 연구진은 세균배양물에서 아버멕틴 화합물을 분리한 다음, 그중에서 가장 유망한 것 하나를 골라 구조를 변형하여, 약물(이버멕틴, 상품명 멕티잔)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버멕틴은 인간과 동물의 다양한 기생충을 물리치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그중에는 회선사상충증과 림프사상충증을 일으키는 기생충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런데 1987년, 머크는 "(힘들여 개발한) 이버멕틴을 모든 회선사상충증 환자에게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그로부터 10년 후, 머크는 이버멕틴을 림프사상충증 치료용제로 기증하기 시작했다. 「멕티잔 기증 프로그램(http://www.mectizan.org/)」에 의하면, 머크는 매년 약 2억 7,000만회 분량의 이버멕틴을 기증한다고 한다.

머크가 이버멕틴(멕티잔)을 개발하여 기증하기까지의 과정은 매우 드라마틱할 뿐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CEO의 의사결정에 대해서도 많은 시사점을 던진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와튼스쿨 교수로, 「리더십&변화관리센터」를 이끌고 있는 마이클 유심 교수(경영학)는 이버멕틴이 개발되어 가난한 아프리카 주민들에게 기증되기까지의 과정을 예리하게 분석하여 『리더에게 결정은 운명이다(원제: The Leadership Moment)』라는 저서에 실었다.


【참고2】 선물받은 시력

1995년 10월 25일, 머크는 뉴저지주 라웨이에 있는 본사 건물에서 2미터짜리 동상의 제막식을 가졌다. 동상의 제목은 선물받은 시력(The Gift of Sight)로, 한 소년이 눈 먼 어른을 인도하여 길을 가는 모습을 통해, 이버멕틴이 가난한 아프리카 주민들의 실명을 예방해 준 업적을 형상화한 것이다.

1995년 10월 25일, 머크는 뉴저지주 라웨이에 있는 본사 건물에서 2미터짜리 동상의 제막식을 가졌다. 동상의 제목은 선물받은 시력(The Gift of Sight)로, 한 소년이 눈 먼 어른을 인도하여 길을 가는 모습을 통해, 이버멕틴이 가난한 아프리카 주민들의 실명을 예방해 준 업적을 형상화한 것이다.

※ 출처: 마이클 유심, 『리더에게 결정은 운명이다』, p. 69



3. 2015 노벨 생리의학상의 의의

"2015 노벨생리의학상의 의의는, 개발도상국 주민들이 앓고 있는 기생충감염과 소외열대질환(neglected tropical disease)의 중요성을 전세계적으로 인식시킨 데 있다. 동남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약물저항성 병원충이 증가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르테미시닌은 지금까지 줄잡아 수백만 명의 목숨을 구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버멕틴의 경우, 10억 번 이상 투여되어 50여 만 명의 실명을 예방했다"라고 영국 리버풀 열대의학대학원의 스티븐 워드 박사는 말했다.

"2015 노벨생리의학상이 주는 또 하나의 메시지는 '자연계는 다양한 천연약물의 보고(寶庫)이며, 신약개발의 중요한 출발점'이라는 것이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참고3】 노벨상: 업적과 수상 사이



※ 출처: http://www.nature.com/news/nobel-speculation-kicks-into-high-gear-1.18429



※ 출처:
1. 노벨상위원회 보도자료
(http://www.nobelprize.org/nobel_prizes/medicine/laureates/2015/press.pdf)
2. Nature(http://www.nature.com/news/anti-parasite-drugs-sweep-nobel-prize-in-medicine-2015-1.18507)
3. Science(http://news.sciencemag.org/health/2015/10/updated-nobel-prize-honors-drugs-fight-roundworms-malaria)
4. 마이클 유심, 『리더에게 결정은 운명이다』, 제1장 “로이 바겔로스, 회선사상충증을 정복하다”, 페이퍼로드(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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