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유전학실험실 (단국대학교 분자생물학과)



 이성욱 ( 2014-05-26 10:28:45 , Hit : 2513
 [바이오토픽] 「미토콘드리아 대체」: 초읽기에 들어간 '부모가 셋인 아기' 탄생


생명과학  BRIC (2014-05-26 09:30)


Reproductive medicine: The power of three
"미토콘드리아病 환자의 난자에서 추출한 핵 DNA(nDNA)를 건강한 여성의 난자에 이식함으로써, 3명의 생물학적 부모를 가진 아기를 탄생시키는 기술이 임상 적용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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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출처: 위키피디아(http://en.wikipedia.org/wiki/Human_mitochondrial_genetics)



영국 뉴캐슬 대학교 의과대학의 더글러스 턴벌(신경과 전문의)은 대부분의 진료시간을 난치성(때로는 치명적인) 질환을 가진 환자를 돌보는 데 할애한다. 그러다 보니, '의사로서 환자의 건강도 제대로 지켜 주지 못한다'는 무기력감과 절망감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샤론 베르나르디와 그의 아들 에드워드를 만날 때만큼 절망적인 때는 없다.

베르나르디는 출산 후 몇 시간 내에 아기를 잃은 비운의 여성이었다. 그것도 연거푸 세 번씩이나... 아기들의 생명을 앗아간 몹쓸 질병은 혈액 속에 산(酸)이 축적되는 의문의 질환이었다. 그런 까닭에 에드워드가 - 외견상 - 정상적으로 발육하고 있다는 것은, 그녀에게 큰 위안이 아닐 수 없었다. "그 아이는 생후 14개월 만에 기고 앉고 걷는 등, 여느 아기들과 다르지 않게 성장했어요"라고 그녀는 회상했다. 그러나 에드워드가 두 살이 되던 해에, 결국 우려했던 일이 터지고야 말았다. 몇 걸음을 옮긴 후 넘어지곤 하던 에드워드가, 종국에는 경련 발작을 일으키기 시작한 것이다. 열네 살이 되던 1994년, 에드워드는 리병(Leigh's disease)이라는 희귀질환으로 진단받았다. 리병은 아기가 어머니로부터 '심각한 미토콘드리아 돌연변이'를 물려받음으로써 생기는 유전성 신경대사장애 질환(inherited neurometabolic disorder)이다. 의사는 베르나르디에게, "열다섯 번째 생일을 맞는다면, 아드님은 운이 좋은 겁니다"라고 말했다.

턴벌은 종종 "아무리 노력해도, 난치병 환자를 둔 가족들을 도와줄 수 없다"고 낙담했던 기억을 떠올리곤 한다. 그러나 이 같은 절망감이 그로 하여금 새로운 보조생식기술(assisted-reproduction techniques)을 개발하게 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그를 비롯한 여러 과학자들이 개발한 신기술을 이용하면, 리병과 같은 미토콘드리아病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새로운 기술은 미토콘드리아 돌연변이를 보유한 여성의 난자에서 핵의 유전물질(nuclear genetic material)을 추출하여 건강한 여성의 난자에 이식하는 방법으로, 종종 3人 체외수정법(three-person in vitro fertilization)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턴벌을 비롯한 다른 과학자들은 마우스, 원숭이, '배양된 인간 난자'를 대상으로 이 기술의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 지금까지의 연구결과에 고무된 그들은, “드디어 인간에게 이 기술을 적용할 때가 왔다”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영국 의회는 올해 말 이 기술의 입법화와 관련된 표결을 행할 예정이다. 만일 이 법안이 의회를 통과한다면, 영국은 미출생아의 유전자 변형(genetic modification of unborn children)을 허용하는 최초의 국가가로 기록될 것이다.

그러나 일부 과학자들은 이 기술의 안전성에 대해 우려를 제기해 왔다. 또한 윤리학자, 활동가, 정치가들은 목청을 높여 한 목소리로, "문제의 법안에 찬성표를 던질 경우, 디자이너 베이비(designer babies)의 탄생이 조만간 현실로 다가오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영국의 보건당국과 과학자들은 이와 유사한 시술법의 허용을 저울질하면서, 논쟁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나는 영국의 과학자들이 그 동안 이룩한 업적을 경탄해 마지않는다. 그들의 논의는 미국을 훨씬 앞서 나가고 있다"라고 뉴욕 줄기세포 재단(비영리 연구소)의 디터 에글리 박사(줄기세포 생물학)는 말했다.

(1) 치명적 유전

생물학계의 지배적 이론에 의하면, 미토콘드리아는 '아득한 옛날 독립생활을 하던 세균(free-living bacterium) 한 마리가 숙주세포에 포획되었다가 그대로 눌러 앉으면서, 숙주의 에너지 전달분자(ATP) 생성능력을 증강시키는 역할을 떠맡게 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모든 미토콘드리아는 자체적인 게놈을 보유하고 있지만, 독립적 기능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유전자 일습(一襲)을 보유하고 있지는 못하다. 예컨대 미토콘드리아의 게놈에 존재하는 유전자는 겨우 37개로, 매우 초라한 수준이다.

세포핵 속에 존재하는 게놈이 양친으로부터 각각 물려받은 염색체를 보유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수천 개에 달하는 미토콘드리아의 게놈은 100%가 어머니의 난자에서 유래한다. 그런데 문제는 -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 ‘미토콘드리아의 게놈은 핵의 게놈에 비해 안정성이 훨씬 떨어져, DNA의 무작위 돌연변이가 일어날 확률이 1,000배나 높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신생아들은 5,000명당 한 명꼴로 미토콘드리아 돌연변이를 갖고 태어나게 되는데,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뇌세포나 근육세포와 같이 엄청난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세포들(power-hungry cells)이다. 미토콘드리아의 돌연변이 때문에 발생하는 질환을 미토콘드리아병(mitochondrial disease)이라고 하는데, 미토콘드리아병의 중증도(severity)는 어머니가 자녀에게 물려주는 '병든 미토콘드리아(diseased mitochondria)의 비율'에 달려 있다.

턴벌이 처음으로 미토콘드리아병과 에너지 대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70년대 말의 일이다. 당시 그는 신경과 병동에서 수련의로 근무하고 있었는데, 의문의 질병을 앓고 있던 공군  병사 한 명이 병원을 찾아왔다. 그의 말인 즉, 달리기 훈련을 할 때마다 근육의 힘이 갑자기 빠지면서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만다는 것이었다. 턴벌은 직감적으로 "이 병사는 미토콘드리아병을 앓고 있는 게로구나"라고 생각했다. 후에 그의 직감은 틀린 것으로 판명되었지만, 상처받은 자존심은 오히려 호기심을 자극했다.

미토콘드리아병을 집중적으로 공부하던 턴벌은 '미토콘드리아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은 없으며, 단지 대증요법(예: 항경련제 처방으로 경련발작을 에방함)으로 관리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의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고작 미코콘드리아병이 발병하는 것을 뻔히 바라보면서 동정을 베푸는 것밖에 없었다"라고 그는 회상했다. 청년 신경학도 턴벌은 미토콘드리아의 작동원리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다음, 미토콘드리아 기능장애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을 평생의 업(業)으로 삼게 되었다.

그가 베르나르디-에드워드 모자(母子)를 만난 것은 1990년대 중반이었다. 근육 생검 결과 베르나르디의 미토콘드리아에서 돌연변이가 발견되었다. "의사 선생님은 내가 외견상 건강해 보이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 눈치였어요"라고 베르나르디는 회상했다. 정밀진단 결과, 베르나르디는 몇 가지 건강상 문제를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런데 그녀의 어머니도 마찬가지였다. 그녀의 어머니 역시 여러 명의 자녀를 잃었고, 50대에 이르러 심장기능에 문제가 발생했던 것이다. 이종사촌 형제들과 다른 외가쪽 친척들도 자녀를 잃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알고 보니, 그건 우리 가문의 내력이었어요"라고 베르나르디는 말했다. 그녀의 비극에 자극받은 턴벌은 '엄마의 병든 미토콘드리아가 자녀들에게 유전되는 것을 막는 방법을 기필코 찾아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한 사람은 턴벌 한 명만이 아니었다. 1980년대에 마우스를 갖고서 연구하던 배아학자들(embryologists)은 「전핵이식(pronuclear transfer)」이라는 방법을 이용하여, '난자의 세포질이 배아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고 있었다. 「전핵이식(前核移植)」이란 수정란으로부터 핵의 DNA(nDNA: nuclear DNA)를 꺼내어 다른 난자(핵이 제거된 난자)에 이식하는 것을 말하는데, 여기서 '핵이 제거된 난자' 속에는 미토콘드리아를 비롯한 세포질만이 남아 있게 된다. 1995년, 과학자들은 "「전핵이식」과 비슷한 방법을 이용하여, 인간의 난자에 있는 미토콘드리아 돌연변이가 후손에게 전달되는 것을 차단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제시하기에 이르렀다(참고 1).

2000년대 초, 턴벌이 이끄는 연구진은 인간의 난자를 이용한 실험의 전초전으로 마우스를 복제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뉴캐슬 대학교 및 부속 불임클리닉에 재직 중이던 메리 허버트 및 앨리슨 머독(생식생물학)과 의기투합하여, 폐기되는 수정란(IVF 과정에서 잘못 수정되어 태아를 생성할 가망이 없는 수정란)을 갖고서 실험을 시작해 보기로 약속했다.

보건당국을 설득하여 첫 번째 실험에 대한 허가를 받아내는 데만 18개월이 걸렸다. 영국의 인간수정 및 배아관리국(HFEA: Human Fertilisation and Embryology Authority)은 두 번이나 신청서를 반려했는데, 그 이유는 '그 방법이 난자의 유전적 구조(genetic structure)를 변형시키기 때문'이었다. 난자의 유전적 구조를 변형하는 행위는 1990년 제정된 「인간의 수정 및 배아에 관한 법(Human Fertilisation and Embryology Act: HFEA 탄생의 모태가 된 법)」에 위배되는 사항이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난자의 유전적 구조'라는 용어는 의미가 애매할 뿐만 아니라, 「전핵이식」에는 적용되지도 않는다"라는 반론을 제기했다. 그리고 변호사의 자문을 받아가며 세 번째 신청서를 제출한 끝에, 드디어 2005년 HFEA의 승인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때마침, 그 즈음 영국 의회는 1990년에 제정된 법을 개정하기 시작했다. 개정된 법은 2009년에 발효되어, 원칙적으로 「전핵이식」의 임상적용을 금지했지만, 의회로 하여금 과학적·법적·윤리적 문제를 충분히 검토하여 「전핵이식」 문제를 재론(再論)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 이에 따라 턴벌이 이끄는 뉴캐슬 대학의 연구진은 "이번 실험이 성공할 경우, 언젠가 「전핵이식」 기술이 임상에 적용될 날이 오게 되겠구나"라는 희망을 품을 수 있게 되었다.

(2) 흔들리지 않는 손

인간의 난자는 너비가 0.1mm에 불과한데, 「전핵이식」은 현미경을 들여다보며 맨손으로 실시된다. 이때 난자는 - 온도와 공기 흐름이 통제되도록 특별히 설계된 - 방(chamber) 안에 놓여진다. 「전핵이식」에는 숙련된 배아학자가 필요한데, 그 이유는 이식 과정에서 손이 흔들리면 안 되기 때문이다. "「전핵이식」을 할 때, 모든 연구원들은 숨을 멈춘다"라고 허버트 박사는 설명했다.

「전핵이식」의 구체적 과정은 다음과 같다: ① 레이저를 이용하여 수정란의 벽에 구멍을 뚫는다. ② ①에서 뚫은 구멍으로 피펫을 집어넣어 전핵(pronuclei)을 꺼낸다. ③ 기증받은 수정란의 난자에서 전핵을 제거한 다음, 텅빈 난자(hollow egg)에 전핵을 삽입한다. ①~③의 전과정은 수 분 동안 이루어진다. 만일 영국 의회가 「전핵이식」의 임상적용을 승인한다면, 전핵을 이식받은 난자는 며칠 동안 배양된 후 50~200개의 세포로 구성된 배반포(blastocyst)로 발달할 것이다. 그리고 다음 단계는 여성의 자궁에 이식되는 것이다.

뉴캐슬 대학교의 연구진은 2010년 5월 출간된 논문에서, "(IVF 과정에서 폐기되는) 인간의 수정란을 이용하여 「전핵이식」을 성공적으로 실시했으며, 전핵을 이식받은 난자는 배지 위에서 - 정상적인 난자와 마찬가지로 - 잘 발육하고 있다"고 발표했다(참고 2). 중요한 것은 "이식된 전핵에는 미토콘드리아가 거의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인데, 이는 "「전핵이식」으로 탄생한 배아가 미토콘드리아병에서 자유롭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아직 많은 문제점이 남아 있다. 과연 「전핵이식」이 - 완전한 임신이 가능할 정도로 - 효과적으로 이루어졌을까? 「전핵이식」 과정에서 미묘한 분자적·유전적 변화가 일어나, 더 이상의 발육이 저해되거나 출생 후에 건강상 문제를 초래하지는 않을까? 영국 정부가 임상적용을 허용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이 같은 의문에 대답하기 위해, 뉴캐슬 대학교의 연구진은 지난 몇 년 동안 건강한 인간 난자를 이용하여 「전핵이식」 기술을 최적화해 왔다. "우리는 「전핵이식」을 통한 임신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확신 한다"라고 허버트 박사는 말했다. 그러나 현재 그들이 수행하고 있는 미발표 연구는 진행이 더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이유는 - 부분적으로 - 건강한 난자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렵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연구진에 의하면, 그들은 이미 건강한  난자를 대상으로 100번이 넘는 「전핵이식」을 실시해 본 상태라고 한다. 또한 그들은 '이식된 전핵의 게놈이나 에피게놈(후성유전체)이 변질되지는 않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안전성 연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안전성 연구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지더라도, 실제 임상에서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을 거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연구진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정하고 있다. "우리의 방법이 100% 안전하다고 보장할 수는 없으며, 몇 가지 면에서 보완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라고 연구진은 말했다.

(3) 전선(戰線)

2010년, 뉴캐슬 대학의 연구진은 영국 정부에게 관련법(인간의 「미토콘드리아 대체」를 금지하는 법률)의 개정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응하여 영국 정부는 많은 공청회를 개최하고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이에 따라 많은 보고서가 쏟아져 나왔는데, 그중에는 독립적 과학자, 윤리학자, 보건당국자, 일반 대중들의 것도 포함되어 있다. 몇 주 후에는 또 한 편의 검토 보고서가 발표될 예정이다. 웰컴트러스트(Wellcome Trust: 영국 최대의 생물의학연구 재단)의 수석 정책자문관인 낸시 리는 이 보고서를 높이 평가하며 "정책입안자들과 대중에게 증거에 입각한 정보(evidence-based information)를 제공하는 모범적 사례가 될 것"이라고 논평했다. 웰컴트러스는 턴벌의 연구팀에게 440억 유로(미화 740만 달러)를 지원하여, 법률개정의 막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그러나 그간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영국 정부가 결정을 미루며 질질 끄는 바람에, 주요 쟁점들은 전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 더욱이 일부 과학자들은 「미토콘드리아 대체(mitochondrial replacement)」에 대한 엄밀한 과학적 검토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독일 튀빙겐 대학교의 클라우스 라인하르트 교수(진화생물학)는 "「미토콘드리아 대체」로 인해 nDNA(핵 DNA)와 mtDNA(미토콘드리아) 간의 양립가능성(compatibility)이 훼손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핵과 미토콘드리아는 각자 행동하는 별개의 구조체가 아니다. 양자(兩者)는 함께 진화해 왔기 때문에, 미토콘드리아가 제기능을 발휘하려면 핵과 미토콘드리아의 유전자가 모두 필요하다. 그런데 「미토콘드리아 대체」를 통해 하나의 수정란 속에 이질적인(두 여성으로부터 유래하는) 핵과 미토콘드리아가 공존할 경우,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마우스, 초파리 등의 생물체를 대상으로 실시된 여러 건의 실험에서, 「미토콘드리아 대체」로 태어난 새끼들은 다양한 건강상 문제(호흡, 인지기능, 생식능력 등의 문제)를 가진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참고 3)"고 그는 말했다.

라인하르트 교수는 그 동안 개최된 토론회에 참석하여 이 같은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임상시험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확실한 증거를 제시하라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턴벌이 지휘하는 연구팀은, "마우스를 사용한 다른 연구에서는 아무런 건강상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참고 4). 라인하르트 교수가 제기한 문제점은 「미토콘드리아 대체」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실험동물 자체의 문제점(근친교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한편 일부 비판자들은 매우 감적적인 언사를 서슴지 않는다. 보수당의 제이콥 리스-모그 의원은 지난 3월 의회에서 개최된 토론회에서의 발언과 『데일리텔레그라프』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기본적으로 「미토콘드리아 대체」는 인간 복제와 동일한 것으로, 우생학을 조장하게 될 것이다. 가뜩이나 유전자변형작물(GM crops) 때문에 시끄러운 상황에서, 유전자변형 아기(GM babies)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무모하기 짝이 없는 행동이다"라고 말했다. 수십 명의 학자와 생명윤리 전문가들(이들 중 상당수는 종교기관에 소속되어 있다)로 이루어진 다국적 연대(international coalition)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2013년 3월 『더타임즈』에 보낸 서한을 통해, "「미토콘드리아 대체」 허용을 계기로 인간에 대한 유전적 변형이 가속화되어 예기치 않은 끔찍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라며 감정적 발언을 쏟아냈다.

턴벌과 그 지지자들은 이 같은 비판에 맞서 양면작전을 구사하고 있다. 즉, 한편에서는 “「미토콘드리아 대체」는 오직 심각한 미토콘드리아병을 예방하는 데만 사용될 것"이라고 강조함으로써 대중의 이성적 판단을 촉구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환자들의 애환을 다룬 스토리(예컨대, 모두(冒頭)에서 언급한 베르나르디 가족의 사례)를 전면에 내세우며 대중의 감성에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미토콘드리아 대체」를 '디지털 카메라의 배터리를 교체하는 것'에 비유하며, "mtDNA는 전유전체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낮기 때문에, 「미토콘드리아 대체」가 인간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형질(a person's defining traits)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설명한다. "「미토콘드리아 대체」가 디자이너 베이비의 탄생을 앞당길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해다. 그것은 단지 인간을 불구로 만드는 치명적인 질병을 예방하는 방법일 뿐이다"라고 턴벌은 거듭 강조했다.

(4) 원숭이 실험

한편 대서양 건너편의 미국에서도 이와 유사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턴벌이 이끄는 영국의 연구진이 인간의 난자를 이용한 「전핵이식」 기술을 개발하는 동안, 미국의 한 연구진은 원숭이를 대상으로 하여 이와 유사한 기술의 타당성을 검증하고 있었다. 2009년 오리건 보건과학대학의 수크라트 미탈리포프 교수(생식생물학)는 "상이한 난자에서 유래하는 미토콘드리아와 핵을 결합하여, 건강한 붉은털원숭이들을 탄생시켰다"고 발표했다(참고 5). 문제의 원숭이들은 미토콘드리아의 발광(發光)에 사용된 시약의 이름을 따서 각각 '미토'와 '트래커'라고 명명되었는데, 「모체 방추이식(maternal spindle transfer)」이라는 기술을 통해 탄생했다. 크게 볼 때, 「전핵이식」과 「모체 방추이식」은 모두 「미토콘드리아 대체」의 범주에 속하지만, 다음과 같은 면에서 차기가 있다: 「전핵이식」은 환자의 수정란에서 전핵을 추출하여, (전핵이 제거된) 기증자의 수정난에 이식하는 것이다. 이에 반해, 「모체 방추이식」은 환자의 미수정란에서 방추체를 추출하여, (방추체가 제거된) 기증자의 미수정란에 이식하는 것이다. 턴벌과 미탈리포프 측의 간절한 염원에도 불구하고, 「전핵이식」과 「모체 방추이식」의 장단점을 비교하기 위해 두 기법을 나란히 실시한 비교연구는 지금껏 실시된 바 없다.

미탈리포프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모체 방추이식」을 통해 다섯 마리의 원숭이를 임신시켰는데, 그중 한 마리에게는 (임상 상황을 모사하기 위해) 냉동난자가 이용되었다. 2009년에 태어난 네 마리의 원숭이들(미토와 트래커, 그리고 두 마리의 다른 원숭이들)은 다섯 번째 생일을 맞이할 때까지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들의 생식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조만간 교배를 실시할 예정이다. 연구진은 인간의 난자를 이용해서도 「모체 방추이식」의 효능을 입증한 바 있는데, 이 연구에서 생성된 배아는 - 비록 느리기는 하지만 - 배반포를 형성한 다음 배아줄기세포를 생성하여, 인간의 모든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잠재력을 인정받았다(참고 6). "우리는 미발표 연구에서 「모체 방추이식」의 효율을 극적으로 개선했으며, 그 결과 생성된 배아를 여성의 자궁에 착상시킬 기회가 오기를 바라고 있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하지만 연구진의 소망이 이루어지려면, 먼저 미 FDA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2001년 뉴저지주의 불임 클리닉에서는 임신율을 개선하기 위해, 상이한 난자 간에 소량의 세포질(이중에는 약간의 미토콘드리아도 포함됨)을 교환하는 방법을 수십 건 시도한 바 있는데, 이에 화들짝 놀란 FDA는 그 이후 "「미토콘드리아 대체」를 연구하려는 과학자들은 FDA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http://www.nature.com/news/reproductive-medicine-the-power-of-three-1.15253#unplanned).

작년에 미탈리포프 교수는 「모체 방추이식」의 임상시험을 실시하겠다는 제안서를 FDA에 제출했고, FDA는 지난 2월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자문위원회를 소집했다. 자문위원회는 두 가지 골치아픈 문제를 곱씹느라 이틀의 시간을 소비했는데, 이것은 지금껏 영국인들이 골머리를 앓아 왔던 문제들과 100% 동일한 문제였다: "① 세포와 동물모델을 이용한 실험에서 나온 결론으로 미루어 볼 때, 「모체 방추이식」의 안전성 및 효율성은 어떠한가? ② 첫 번째 임상시험의 윤곽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 자문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은 샌포드-버넘 의학연구소의 에반 스나이더 박사(줄기세포 생물학)에 의하면, "대부분의 자문위원들은 '환자와 가족들을 미토콘드리아병의 굴레에서 해방시킨다'는 명분에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모체 방추이식」의 안전성이 확립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못마땅해 한다"고 한다. 즉, 임상시험을 승인하기에 앞서서 인간의 난자를 대상으로 한 안전성 연구가 좀 더 진행되어야 하며, 「모체 방추이식」을 통해 탄생한 원숭이들과 그 자손들에게 건강상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지도 좀 더 시간을 두고 확인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FDA 자문위원회의 논의 결과를 전해들은 미탈리포프는 실망한 기색이 역력하다. "날더러 10~20년 동안 수행해 온 연구를 또 다시 반복하란 말인가? 물론 하라면 못할 것은 없다. 그러나 우리가 시간을 지체하는 동안 매년 수천 명의 어린이들이 미토콘드리아병을 갖고 태어나 고통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FDA가 정 그렇게 나온다면, 연구실을 영국으로 옮겨서라도 신속한 연구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그는 항변했다. 그러나 스나이더 박사는 "FDA 자문위원회는 「모체 방추이식」의 임상시험을 반대하지 않으며, 앞으로 2~3년이 지나면 안전성 문제는 상당부분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5) 에드워드의 추억

다시 영국으로 돌아가 이야기를 마무리하기로 하자. 영국의 경우, "「미토콘드리아 대체」 허용"을 골자로 하는 법안은 아직 의회를 통과하지 않은 상태다. 동 법안에 대한 여론수렴 기간은 지난 5월 21일로 종료되어, 이제 의회의 표결만을 남겨 놓고 있다. 찬성론자들은 조용히 득의의 미소를 지으며, 의회가 이 법안에 찬성표를 던질 거라고 자신하고 있다. 「미토콘드리아 대체」는 정파를 초월하여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으며, 대부분의 과학자와 윤리학자들은 정부에 긍정적인 자문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안이 통과된다고 해서, 모든 산적한 문제가 한방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법안이 통과되면, 「미토콘드리아 대체」에 관한 임상시험 허가권이 HEFA로 넘어가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HEFA가 즉시 임상시험을 허가할 리는 만무하며, 좀 더 뜸을 들이며 안전성 및 효능에 대한 데이터를 추가로 요구할 것이 뻔하다.

베르나르디는 임상시험이 꼭 이루어질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비록 나는 늦었지만, 다른 여성들이라도 「미토콘드리아 대체」를 이용해서 건강한 아기를 임신했으면 좋겠어요"라고 그녀는 말했다. 그녀의 아들 에드워드는 의사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어 생명을 유지했었다. 비록 끝내는 휠체어에 의존했고, 항경련제 처방에도 불구하고 손이 굳어가는 등 건강이 악화되기는 했지만... 그녀는 에드워드가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등교와 소풍을 강행했다가, 되레 큰 부상을 입힌 적도 있다. 그녀는 에드워드가 스무 살이 되어 정상적인 식사가 불가능하게 될 때까지, 경관식(feeding through a tube)을 거부한 열혈맘이었다. "에드워드는 여자 친구들과 노는 것을 좋아했어요. 마지막 10주 동안 그 애는 매우 높은 삶의 질을 유지했었단 말이에요"라고 그녀는 말했다.

21년 동안 리병과 투병해 왔던 에드워드는, 2011년 3월 엄마와 가족, 선생님, 친구들의 오열을 뒤로 하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 '조만간 「미토콘드리아 대체」의 임상시험이 성공하여, 미토콘드리아병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 주게 될 것 같다'는 기자의 말에, 베르나르디는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을 지으며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사실 임상시험이 성공한다고 해도, 내게 득 될 것은 아무 것도 없어요. 그저 에드워드의 추억만이 되살아날 거예요."

※ 참고문헌
1. Rubenstein, D. S., Thomasma, D. C., Schon, E. A. & Zinaman, M. J. Camb. Q. Healthcare Ethics 4, 316–339 (1995).
2. Craven, L. et al. Nature 465, 82–85 (2010).
3. Reinhardt, K., Dowling, D. K. & Morrow, E. H. Science 341, 1345–1346 (2013).
4. Chinnery, P. F. et al. PLoS Genet. 10, e1004315 (2014).
5. Tachibana, M. et al. Nature 461, 367–372 (2009).
6. Tachibana, M. et al. Nature 493, 627–631 (2013).
7. Barritt, J. A., Willadsen, S., Brenner, C. & Cohen, J. Hum. Reprod. Update 7, 428–435 (2001).
8. Barritt, J. A., Brenner, C., Malter, H. E. & Cohen, J. Hum. Reprod. 16, 513–516 (2001).
9. Acton, B. M., Lai, I., Shang, X., Jurisicova, A. & Casoer, R. F. Biol. Reprod. 77, 569–576 (2007).
10. Sharpley, M. S. et al. Cell 151, 333–343 (2012).

※ 첨부그림 설명:
1. 동영상: 「전핵이식」 과정(pronuclear transfer procedure)
인간의 난자는 너비가 0.1mm에 불과한데, 「전핵이식」은 현미경을 들여다보며 맨손으로 실시된다. 이 과정에서 손이 흔들리면 안 되기 때문에, 「전핵이식」은 숙련된 배아 연구자에 의해 실시되어야 한다. 「전핵이식」의 과정은 다음과 같다: ① 레이저를 이용하여 수정란의 벽에 구멍을 뚫는다. ② ①에서 뚫은 구멍으로 피펫을 집어넣어 전핵(pronuclei)을 꺼낸다. ③ 기증받은 수정란의 난자에서 핵을 제거한 다음, 텅빈 난자(hollow egg)에 전핵을 삽입한다. ①~③의 전과정은 수 분 동안 이루어진다.

2. 「미토콘드리아 대체」: 「미토콘드리아 대체」의 2가지 방법 비교
(1) 「전핵이식」: ① 환자(mDNA에 돌연변이를 지닌 여성)로부터 난자를 채취하여, 체외수정(IVF)을 한다. ② IVF 결과 생성된 수정란에서 전핵(pronuclei)을 꺼낸다. ③ 환자의 전핵을 (전핵이 제거된) 기증자의 수정란에 이식한다. ④ 융합된 난자는 배아를 형성한다.
(2) 모체 방추이식: ① 환자의 미수정란에서 방추체(spindle)를 꺼낸다. ② 환자의 방추체를 (방추체가 제거된) 기증자의 미수정란에 이식한다. ③ IVF를 이용하여 융합된 미수정란을 수정시킨다. ④ IVF 결과 생성된 수정란은 배아를 형성한다.

미토콘드리아 대체의 2가지 방법 비교

※ 출처: Nature 509, 414–417 (22 May 2014)
http://www.nature.com/news/reproductive-medicine-the-power-of-three-1.15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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