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유전학실험실 (단국대학교 분자생물학과)



 이성욱 ( 2014-04-02 20:24:18 , Hit : 1658
 STAP 논문, 결국 62일 만에...


오철우 2014. 04.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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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이화학연구소 조사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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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 논문 연구부정 인정돼, 철회 권고

스태프 세포 현상의 검증실험은 계속진행"

네이처쪽 "심각하게 받아들여 자체평가중"


00STAPskeptic1.jpg » 오보카타의 2011년 박사학위 논문에 쓴 이미지들(오른쪽)이 네이처 논문의 다른 실험 이미지에 쓰여 날조의 연구부정이 있었다고 이화학연구소 조사위가 밝혔다. 출처/ http://stapcells.blogspot.com




짧은 화려한 조명 직후의 의혹 제기와 논란, 그리고 결국에 연구부정 판정과 논문 철회 권고까지, 62일….

사태는 숨가쁘게 전개됐고 일본 과학계의 대응은 대체로 건강하고 신속했다. 분화 세포에 스트레스 자극을 가해 손쉽게 줄기세포를 얻을 수 있다는 일본와 미국 연구팀의 이른바 ‘스태프(STAP: 자극에 의한 다분화능 획득)’ 세포의 연구논문은 발표 62일 만에 이제 논란과 오명을 남긴 채 철회될 처지에 놓였다.





논문의 주요 저자가 속한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는 1일 그동안 논문에 제기된 의혹을 조사한 결과를 정리한 조사보고서를 내어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된 스태프 논문 한 편에서 2건의 연구부정 행위가 인정된다"며 논문 저자들한테 연구부정과 관련한 논문 한 편의 철회를 권고하고 규정과 절차에 따라 엄정 조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조사위가 논문에 연구부정 행위가 있었음을 밝힘으로써 스태프 세포의 가능성에 대한 재현 검증이 계속되더라도 해당 논문의 철회는 불가피해져, 곧 논문 철회의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00STAP1_F1i.jpg » 두 장의 이미지 데이터를 합성해 '변조의 연구부정'이 있었다고 판정된 네이처 논문의 그림1i 부분. 출처/ Nature  연구소 조사위는 이날 발표한 '연구논문의 의혹에 관한 조사보고서'에서 의혹이 제기된 6건 중 2건에서 연구부정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그 하나는 네이처에 발표한 첫 번째 논문의 그림 1의 i(Fig1i, 옆 그림)에서 세포의 유전자 분석을 보여주는 전기영동 영상 데이터를 제시하고 있는데 이것이 두 장의 별도 영상을 합성한 것이기에 변조에 해당하는 연구부정이라고 조사위는 판단했다. 또 다른 연구부정으로는 역시 첫 번째 논문의 그림 2의 d, e(Fig2d,e)에 실린 영상들이 제1저자이자 교신저자인 오보카타 하루코의 2011년 와세다대학 박사학위 논문에 실린 영상들을 가져다 쓴 '날조'가 있었다고 조사위는 판정했다(맨위 그림 참조).





연구부정의 당사자로 지목된 오보카타 하루코 연구원은 이런 판정에 대해 반발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의견서에서 "악의 없는 실수인데도 변조, 조작이라고 단정한 것은 승복할 수 없으며 이화학연구소에 불복한다"며 "이대로면 스태프 세포의 발견 자체가 날조라는 오해를 낳을 수도 있어 용납할 수 없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이화학연구소의 노요리 료지 이사장은 따로 성명서를 내어 "논문 저자 중 한 사람에 연구부정이 있는 것으로 확인돼…과학사회의 안정성을 해치는 사태를 일으킨 데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연구부정으로 확인된 논문 한 편의 철회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화학연구소는 조사위가 논문 한 편에 연구부정이 있었음을 확인한 것과는 별개로 스태프 세포가 실제 만들어지는지에 관한 검증은 향후 지속적으로 벌여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연구소는 이와 관련해 '스태프 현상의 검증 실시'를 설명하는 자료에서 "스태프 현상의 검증은…제3자 검증을 통해 입증해 가는 것"이라며 과학계의 적극 검증을 위해 이화학연구소 연구자가 중심이 되어 엄밀한 검증을 실시하고 외부 연구자에 의한 검증 실험에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스태프 현상의 검증 계획'을 보면, 연구소 쪽은 "이화학연구소의 발생재생과학종합연구센터의 특별고문인 아이자와 신이치가 4월1일부터 대략 1년 동안 검증이 끝날 때까지 총괄책임을 맡아 검증 실험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검증 대상은, 논문에서 제시한 것처럼 갓 태어난 쥐의 림프구 세포를 약산성 처리하는 방법으로 다분화능 세포(줄기세포)로 전환할 수 있는지 등을 검증할 계획이며, 검증그룹은 활동 시작 4개월 뒤 중간보고를 하고 검증이 완료된 뒤에는 최종보고서를 낸다.




이런 조사 결과 발표 이후에, 스태프 논문 두 편을 실은 과학저널 <네이처>의 대변인은 네이처 뉴스 보도를 통해 "논문 수정(correction)이나 철회(retraction)는 고려 대상이 될 수도 있고 되지 않을 수도 있으며 이에 관해 네이처는 (현재 단계에서는) 말할 게 없다"며 "네이처는 이 논문들과 관련한 모든 이슈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자체 평가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이화학연구소 조사 결과를 살피고 있는 중이다. 지금 단계에서는 더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일본·미국 공동연구팀은 지난 1월29일 <네이처>에 낸 논문 두 편에서 분화한 세포를 핵 치환이나 유전자 조작 같은 복잡한 기법 없이 약산성 용액에다 수십 분 동안 담갔다가 일정한 배양 처리를 하면 이 세포가 분화 이전의 초기 상태(줄기세포)로 바뀐다는 쥐 세포 실험 결과를 밝혔다. 발표 직후부터 역분화 줄기세포 연구에 큰 전환을 마련하고 생물학의 기존 상식을 뒤집었다는 점에서 획기적 성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환호는 곧 멈췄다. 일부 연구자들 사이에서, 실제로 스태프 줄기세포가 이처럼 간편하게 만들어질 수 있는지에 의문이 일었고, 더 나아가 네이처 논문에 실린 영상 데이터에 ‘부자연스런’ 흔적이 있다는 조작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문은 의혹의 수렁에 빠져들었다. 2월12일 일본의 누리집과 논문 검증 커뮤니티인 ‘퍼브피어(Pubpeer.com)’에서 처음 이런 의혹이 제기되자, 곧이어 이화학연구소는 연구진실성 조사 활동에 나섰다고 언론에 밝혔다.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스태프 세포가 논문이 밝힌 것처럼 쉽게 재현되지 않는다는 재현 논란과 더불어, 주요 저자인 오보카타 하루코 연구원의 박사학위 논문에 실린 영상이 네이처 논문에 쓰였다는 의혹, 학위 논문에 심각한 표절이 있다는 의혹 등이 제기되면서 파장은 계속 커졌다.






   스태프 논문 연구진실성 조사활동 일지     (참조자료/ RIKEN)



 1월29일 일본과 미국 연구자 14명, 스태프 논문 두 편을 네이처에 발표
 2월13일 논문에 대한 의혹 제보를 접수해 예비조사 착수
 2월17일 조사위원회 구성해 본조사 착수, 연구소 소속 저자 4명에 대한 조사
 3월14일 조사위원회, 중간조사 결과 발표. 논문 철회 권고 내비쳐
 4월1일   조사위원회, '연구부정 2건 확인' 조사보고서 발표. 논문 철회 공식 권고.


                스태프 세포 현상에 대한 검증 실험 착수 (1년 경과 예상)



한편, 논문 철회는 대부분의 경우에 공저자들이 모두 동의할 때 이뤄진다. 이에 따라 이화학연구소는 연구소 소속 저자인 4명 외에 찰스 버칸티 미국 하버드대학 교수를 비롯해 다른 공저자들의 동의를 받는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두 편 논문의 공저자는 모두 14명이며, 이 가운데 이화학연구소 소속이 9명이고 나머지는 하버드대학 의대(3명), 야마나시대학(1명), 도쿄여자의과대학(1명) 소속이다.

(기사에서 일본어 자료는 구글 번역과 원문 대조를 바탕으로 참조했습니다)





   ■ 스태프 논문 사태가 남긴 것



스태프 논문 사태는 여러 후유증과 평가를 남기겠지만, 당장 몇 가지 점이 눈에 띈다.





무엇보다 과학 논문의 진실성을 검증하는 데 이름없는 무수한 동료심사자들이 활약했다. 논문이 출판되기 전에 거치는 동료 전문가들의 심사 체제에 큰 허점을 드러냈지만, 이런 문제를 자정하는 능력을 보여준 것도 과학계 연구자들이었다. 일본 연구자들이 큰 구실을 했고, 논문의 사후심사 커뮤니티인 ‘퍼브피어’의 역할도 도드라졌다. 역분화 줄기세포 연구자인 폴 크뇌플러 미국 교수의 랩 블로그는 스태프 논란의 진행 과정에서 중요한 소통의 무대가 되었다. 그는 스태프 논문 발표 직후부터 ‘자연스럽게 제기되는 의문에 대해 철저하게 의심을 품고 검증하자’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출판 전 동료심사 제도와 더불어,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사후심사'는 비공식적인 사실상 제도로 자리를 굳혀나가고 있다.





또한 과학저널의 권위를 지켜온 네이처에는 큰 상처를 안겨주는 사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과학저널에서도 출판된 논문에 오류나 부정이 발견될 때에는 논문을 철회하는 게 마땅하고 논문 철회는 공식 절차로 자리잡고 있으며, 네이처에 실린 논문도 철회되는 사례가 아주 이상한 일도  아니다. 하지만 스태프 세포 논문은 생물학의 기존 상식을 깨는 획기적인 내용을 담고 있기에, 획기적인 만큼 더욱 더 철저한 검증이 필요했고 네이처도 상당한 검증 노력과 과정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결과적으로 네이처의 동료심사 출판 시스템은 허점을 드러내고 말았다. ‘획기적 연구성과를 주목하다가 신중한 검증을 놓쳤다'는 비난이 나올 법하다 (2010년, 사안은 다르지만 비슷한 비판이 있었고 이에 네이처는 사설까지 실어 해명한 바 있다. 네이처 “논문심사 과정 오해..우리 소명 다할 것”)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추가] 네이처 대변인의 발언이 담긴 네이처 뉴스 보도의 일부 내용을 기사에 넣었습니다. 2014년 4월2일 오전 10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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