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유전학실험실 (단국대학교 분자생물학과)



 이성욱 ( 2015-10-21 20:24:54 , Hit : 1255
 생물안전 규제를 우회하는 유전체교정 기법: 외부 DNA 없는 CRISPR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cn=GTB2015100368&service_code=03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5-10-21  
    
혁명적 유전자교정 기법을 약간 수정함으로써, 식물의 유전체를 변형하고도 생물안전규제를 회피하는 아이디어가 제시되었다.

CRISPR/Cas9는 Cas9라는 효소와 두 개의 RNA 가닥을 이용하여 DNA의 특정부분을 정확하게 절단한다. 식물학자들은 CRISPR/Cas9 기법을 신속하게 현실에 적용하고 있다(http://www.nature.com/news/crispr-the-disruptor-1.17673). 예컨대, CRISPR/Cas9는 밀과 벼의 특정 유전자를 불능화하여, 병충해에 강한 품종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유전자교정은 외부 DNA를 식물의 유전체에 도입할 수 있는데, EU와 같은 일부 지역에서는 그런 식물을 GMO로 분류할 수 있어(참고 1), 그 허용을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질 수 있다.

대한민국 국립 서울대학교의 김진수 교수(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가 이끄는 연구진은 유전자교정 기법을 약간 수정하여, 외부 DNA를 도입하지 않으면서 식물의 특정 유전자를 삭제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진에 의하면, 이렇게 탄생한 식물은 현행 GMO 규제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한다(참고 2).

"과학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의 접근방법은 유전교정 분야의 새로운 진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규제와 사회적 수용(public acceptance)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의 방법은 새로운 물꼬를 튼 것이 될 수도 있다"고 김 교수는 말했다.

1. DNA 없는 CRISPR

전통적으로 과학자들이 식물에 CRISPR/Cas9를 적용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Cas9 효소를 코딩하는 유전자를 플라스미드에 도입한 후, 이 플라스미드를 근두암종균(Agrobacterium tumefaciens)이라는 식물 병원균을 이용하여 식물의 세포에 집어넣는 것이다. 그러므로, 근두암종균의 DNA가 식물의 유전체 속에 들어가게 된다.

이러한 문제점을 회피하기 위해, 김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유전자 셔틀(gene-shuttling)을 아예 사용하지 않는 방법을 강구했다. 연구진은 식물 밖에서 Cas9 효소를 가이드 RNA와 단백질과 엮은 다음, 용매를 이용하여 이것을 식물에 도입했다. 그 결과 담배, 벼, 상추, 애기장대의 특정 유전자를 효과적으로 녹아웃시킬 수 있었다. 연구진은 이상의 과정을 정리하여 <Nature Biotechnology>에 기고했다(참고 2).

"이번에 고안된 방법은 식물학의 새 이정표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일본 홋카이도 대학교의 이시이 테츠야 박사(생명윤리)는 논평했다. (이시이 박사는 식물의 유전자조작을 둘러싼 규제의 틀을 광범위하게 연구해 왔다.)

김 교수는 이 방법을 이용하여 바나나의 유전자를 교정하고 싶어한다. 가장 인기있는 바나나 품종인 캐번디시는 토양곰팡이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느라 멸종에 이를 지경이다(http://www.nature.com/news/fungus-threatens-top-banana-1.14336). 유전자교정을 이용하면 곰팡이가 세포에 침입하는 데 사용하는 수용체를 녹아웃시킬 수 있는데, 이렇게 탄생한 바나나는 GMO로 분류되지 않을 수 있다. "우리는 바나나를 살려, 우리의 자녀와 손자들이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김 교수는 말했다.

2. 규제 회피

"다른 과학자들도 최근 다른 유전자교정 기법을 이용하여 비슷한 결과를 얻은 바 있다. 예컨대 어떤 과학자들은 TALEN 복합체를 식물에 직접 집어넣는데 성공했고(참고 3), 어떤 과학자들은 나노입자를 이용하여 다른 유전자교정 단백질을 식물에 집어넣는데 성공했다(참고 4). 그러므로 김 교수의 아디디어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며, 기존의 도구상자에 새 도구를 하나 추가한 것에 불과하다. 물론 CRISPR가 다른 방법들보다 더 저렴하고 사용하기도 쉽긴 하지만 말이다"라고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학교의 제프리 볼트 박사(식물 생명공학 위험분석 전문가)는 말했다.

그러나 TALEN의 개발에 기여한 독일 마틴 루터 대학교의 옌스 보흐 박사(식물유전학)는 근두암종균을 회피하는 방법이 불필요하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식물은 유성생식을 할 때 유전자가 뒤섞이게 되므로, 일부 자손들은 세균의 DNA를 갖지 않게 된다. 그러므로 이 식물(근두암종균의 유전자를 포함하지 않는 식물)을 육종하면 규제를 피할 수 있다. 근두암종균은 사용하기가 매우 쉬워, 식물 육종가들이 가장 선호하고 있다. 나는 그들이 김 교수의 방법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고 그는 말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바나나와 같은 일부 식물들은 유성생식을 하지 않으므로, 유전체 안에 들어간 근두암종균의 유전자가 사라지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관계당국이 `CRISPR로 교정한 식물`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일지는 불투명하다. EC(EU의 집행기관)의 경우 최근 그 규제방안을 두고 논쟁을 벌이고 있는데(http://www.nature.com/news/seeds-of-change-1.17267), 외부 DNA가 없는 유전교정 식물이라도 GMO로 분류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경우, 근두암종균을 이용한 유전자교정이 동식물검역소의 규제를 받고 있지만, 다른 방법으로 교정된 식물은 규제를 통과하고 있다(http://www.nature.com/news/us-regulation-misses-some-gm-crops-1.13580). 그러나 미국의 상황도 바뀔 가능성이 있다. 지난 7월, 백악관이 농업 생명공학의 연방규제 절차를 다각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만약 CRISPR 식물에 대한 규제가 까다로워진다면, 김 교수가 제안한 기법은 일부 비판을 회피하는 훌륭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보흐 박사는 말했다.

※ 참고문헌

1. Jones, H. D. Nature Plants 1, 14011 (2015).
2. Woo, J. W. et al. Nature Biotechnol. http://dx.doi.org/10.1038/nbt.3389 (2015).
3. Luo, S. et al. Mol. Plant 8, 1425–1427 (2015).
4. Martin-Ortigosa, S. et al. Plant Physiol. 164, 537–547 (2014).



http://www.nature.com/news/crispr-tweak-may-help-gene-edited-crops-bypass-biosafety-regulation-1.18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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