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DNA의 기원
2004-03-29 생명과학 / KISTI
일명 쓰레기 DNA(junk DNA)란 유전 물질의 기원을 규명한 연구 결과가 학술지 “분자생물학과 진화(Molecular Biology and Evolution)”, 온라인 속보판, 3월 10일자(doi : 10.1093/molbev/msh120)에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미국 과학자들이 수행했다.
쓰레기 DNA란 이름은 실제로 유용한 단백질로 발현되지 않는 DNA 염기 서열을 의미한다. 특정 서열이 반복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한 예라 하겠다. 이번 연구 결과의 요지는 이 쓰레기 DNA가 진화상으로 볼 때 후기에서야 첨가되었다는 것이다. 발현될 단백질 정보를 간직한 DNA가 진화상에서 먼저 자리 잡은 다음, 쓰레기 DNA가 끼어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결과는 지금까지 공개된 유전자 자료를 생물정보학 소프트웨어로 정밀히 분석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사람의 경우만 봐도 쓰레기 DNA의 양이 실제로 기능을 갖는 단백질을 발현시키는 DNA보다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쓰레기 DNA 가운데 상당 부분은 인트론(intron)을 구성한다. 인트론은 엑손(exon)과 대립되는 의미로 사용되는데, 유전자 가운데 위치하면서 특별한 기능을 갖지 않는 것을 지칭한다. 이에 반해 엑손은 유의미한 기능을 갖는 단백질 발현 정보를 갖고 있다.
인트론은 1978년에 처음 발견됐고, 이때부터 쓰레기 DNA에 대한 학계의 논란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인트론 발견 당시 학계의 논쟁은 크게 두 가지로 갈렸다. 하나는 유전자가 생길 때부터 인트론을 포함하고 있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원핵세포(prokaryotic cell)에서 진핵세포(eukaryotic cell)가 발생하기 시작한 20억 년 전 이후부터 쓰레기 DNA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후자의 가설은 세균에는 인트론이 없다는 점에서 근거를 찾는다. 이번 연구 결과는 후자의 가설이 맞음을 뒷받침하는 결정적인 증거로 볼 수 있다.
이번 연구가 시도한 통계적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인트론이 처음부터 있을 가능성은 겨우 1%에 불과하다. 이는 유전자 안에 인트론이 자리를 잡고 있는 패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인트론은 DNA 가운데 특정 염기 서열에 위치하기 좋아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이 같은 경향은 인트론이 진화상 나중에 첨가되면서 부수적으로 나타난 현상으로 해석된다. 인트론이 유전자 형성 초기부터 발생했을 경우에는 특정 염기 서열에 경도되는 현상이 생기기 어렵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 자체의 내용 외에 연구진이 시도한 분석 작업도 눈길을 끈다. 연구진은 동물과 식물, 진균 등에서 단백질을 발현시키는 다양한 유전자들에 대한 자료를 수집해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매우 다양한 통계학적 모델링 기법과 분석 기법이 동원됐다고 한다.
출판일 2004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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