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머리가 생기는 원인을 세포 수준에서 규명
2004-12-29 생명과학 / KISTI
노화에 따라 흰머리(gray hair)가 생기는 이유를 세포 수준에서 규명한 새로운 연구 보고서가 미국의 과학자들에 의해 발표됐다. 연구 결과는 미국의 저명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의 온라인 속보판인 “사이언스 익스프레스(Science Express)”, 12월 23일자(doi : science.1099593)에 소개됐다.
이번 연구의 애초 목적은 악성 흑색종(malignant melanoma)의 원인을 규명하는데 있었지만 진행 과정에서 흰머리가 생길 때 세포 수준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확인하는데 성공했다. 연구 결과의 요지는 멜라닌세포(melanocyte)로 분화할 성체 줄기세포(adult stem cell)에 동반하는 이상이 흰머리의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진행 기작은 크게 두 가지로 대별된다. 하나는 줄기세포가 사멸해 멜라닌세포 자체가 감소하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줄기세포나 멜라닌세포가 감소하지는 않지만 털주머니(hair follicle) 같은 머리의 엉뚱한 부위에 세포들이 자리 잡으면서 머리 색깔이 변한다는 것이다.
멜라닌세포는 색소를 생산해 이를 저장하는 기능을 담당하며 머리카락을 형성하는 각질형성세포(keratinocyte)와 색소가 만나면 고유의 머리카락 색깔이 만들어지게 된다. 미분화 상태의 멜라닌 줄기세포는 털주머니 안에 존재하며 모발이 성장하는 순환 주기를 따라 털주머니로부터 올라와 머리카락 색깔을 유도하게 된다.
이번 연구는 먼저 생쥐를 대상으로 한 일련의 실험을 통해 털의 색깔이 바뀔 때 줄기세포의 수가 감소하면서 색이 변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같은 현상이 사람의 경우에도 일어나는가를 확인하기 위해 사람의 머리가죽 세포조직을 수집해 분석하는 작업도 시도했다. 그 결과 유사한 양상이 일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처럼 흰머리가 생기는 이유가 세포 수준에서 규명되기는 했지만 연구진의 목적은 머리를 검게 유지하는 방법을 마련하는데 있지 않다. 서두에서 밝혔듯이 흑색종의 원인 규명과 이를 토대로 치료법을 마련하는데 목적을 두고 연구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알게 된 멜라닌세포의 특성 또한 흑색종을 연구하는데 귀중한 정보로 활용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