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유전학실험실 (단국대학교 분자생물학과)



 이성욱 ( 2016-03-14 18:06:47 , Hit : 1201
 CRISPR/Cas9을 이용하여 PRRS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는 돼지를 개발하다

바이오통신원 [바이오 신기술]


생명과학  땡칠이닥터(필명) (2016-03-14 13:15)




SUMMARY

전 세계 산업동물 분야에서 가장 큰 규모의 경제적 피해를 입히고 있는 바이러스 중 하나가 바로  PRRS (Porcine Reproductive Respiratory Syndrome) virus 로 이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이 개발되어 있기는 하지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처럼 워낙 변이가 심해 백신의 효과가 제한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100억 넘는 연구비를 투입,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대안이 나오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 미주리 대학 연구팀이 CRSPR/Cas9 유전자 가위를 이용하여 PRRS 바이러스에 대한 adhesion 분자를 제거하여 PRRS 바이러스에 아예 감염조차 되지 않는 돼지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BRIC에는 형질전환동물 개발과 유전자가위에 대해 관심있는 연구자들이 많이 계시므로 이 연구성과에 대해서 같이 살펴보도록 하자.

Nature Biotechnology 에 실린 PRRS 바이러스에 걸리지 않는 돼지 개발 성과  

잘 아는 교수님 한 분이 1월에 한 편의 논문을 첨부하여 메일을 보내주셨는데 해당 논문을 보고 깜짝 놀랐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히고 있는 PRRS (Porcine Reproductive Respiratory Syndrome) virus가 아예 걸리지 않는, 내성을 갖는 돼지를 개발했다는 논문 (제목 : Gene-edited pigs are protected from porcine reproductive and respiratory syndrome virus.) 이 2015년 12월 7일자로 세계적인 학술잡지 Nature biotechnology 온라인판에 게재되었기 때문이다 (Whitworth, Rowland et al. 2016).

PRRS란 어떤 질병이길래 이 바이러스에 걸리지 않는 돼지를 개발했을까? 미국에서 PRRS 관련, Risk Assessment 연구로 유명한 Dr. Holtcamp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PRRS virus에 의한 피해 추정액은 미국에서만 2012년에 6.64 억 달러 수준 (한화로 약 7,000억원) 이며 이는 2005년 피해 추정액 5.6억 달러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되었다 (Holtkamp, Kliebenstein et al. 2013). Holtcamp 박사는 2015년 4월에 한국을 방문,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위험도 평가(risk assessment)에 대한 심포지움 발표를 한 바 있다. Holtcamp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2012년에 PRRS 피해액이 이렇게 증가된 이유는 2005년 당시 번식 모돈의 피해액 규모가 전체 피해액의 12% 수준이었는데 2012년에는 45% 수준으로 전체적으로 번식 모돈에서의 피해액이 순증가 된 이유 때문이다. 미국 에서만 한화로 약 0.7조 규모의 피해가 발생하다 보니 미국에서는 PRRS를 중요하게 여기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는데 신경을 쓰고 있었으며 이번 연구성과는 이러한 사회적, 경제적 배경을 바탕으로 수행되었다.

PRRS 대책 마련에만 100억원 넘게 투자하는 미국

이에 미국 양돈협회에서는 2004년부터 미국 내 25개 이상의 대학, 미농무성, 개인 연구기관 등의 PRRS관련 연구과제 중 123개 프로젝트에 총 100억원이 넘는 연구비를 양돈 자조금에서 지원하였다.

연구분야는 총 5개로 이루어져 있는데

  A. PRRS 면역학 및 백신의 개발

  B. PRRS 관련 역학, 컨트롤 전략

  C. PRRS 관련 진단 기법의 개발과 현황 조사

  D. PRRS 지역 근절화 사업 (regional elimination)

  E. PRRS에 저항성 있는 유전자원의 개발 등이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 성과는 미주리 대학의 자체 프로젝트 지원을 받은 것으로 되어 있다. 물론 이러한 돼지의 개발이 결과적으로 유전자 변형 동물이기 때문에 안전성 논란은 있지만 앞으로 질병에 걸리지 않는 동물의 개발이라는 차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연구성과임에 틀림없다. 필자가 이러한 연구 성과를 소개하는 이유는 우리나라에서도 유사한 비율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고 이 글을 보는 연구자들이 이 질병에 대한 예방법 개발에 관심을 가져 주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PRRS 바이러스에 전혀 감염되지 않는 돼지

논문의 저자들은 형질전환돼지를 만든 다음, NVSL 97-7895라고 명명된 PRRS 야외 바이러스로 공격접종을 실시하였다. 만든 돼지가 정말 PRRS에 걸리지 않는지 증명을 시도한 것이다. 접종농도는 105TCID50의 양으로 접종했는데 절반은 근육주사로 접종하고 나머지 절반은 코에 비강접종하였다. 필자가 보기에 최근에 수행되고 있는 PRRS 바이러스 공격접종 실험에는 근육주사와 비강접종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보편화 되어 있고 가장 안정적인 공격접종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인 듯 하다.

PRRS 바이러스 공격접종에서 7마리의 일반 돼지는 모두 임상증상을 나타낸 반면, CD163이 제거된 형질전환 돼지 3마리는 임상증상을 전혀 나타내지 않았다. 먼저 Figure 1. 을 참고해 보시기 바란다. CD163 분자가 제거된 돼지에 바이러스를 감염시킨 경우, 믿을 수 없을 만큼 아무런 임상증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CD163이 제거된 돼지에 PRRS virus를 실제 돼지에 감염시켰을 때 차이를 나타내는 사진
Figure 1. CD163이 제거된 돼지에 PRRS virus를 실제 돼지에 감염시켰을 때 차이를 나타내는 사진. 왼쪽은 정상 일반 돼지에 PRRS virus를 감염시킨 사진으로 PRRS 감염의 특징인 간질성 폐렴이 나타나 염증세포가 침윤되고 폐포내에 염증성 삼출물이 차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반에 오른쪽 사진은 CD163이 제거된 돼지에 PRRS virus를 감염시킨 사진으로 정상적인 폐 조직을 보이고 있다. PRRS virus가 전혀 병리학적인 차이를 유도하지 못하여 CD163의 제거가 PRRS 바이러스의 감염에 매우 효과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Whitworth, Rowland et al. 2016).

반면에 일반 돼지의 경우 호흡기 증상도 명확히 나타나고 40℃ (화씨 104도) 이상의 발열이 관찰되었다. CD163이 제거된 형질전환돼지가 임상적으로 PRRS에 매우 강한 내성이 있음이 1차로 확인된 셈이다.


형질전환 돼지와 일반돼지에서의 감염 후 비교. 일반돼지는 호흡기 증상도 나타나고 발열이 관찰되는 반면, 형질전환돼지는 아무런 호흡기 증상도, 발열도 관찰되지 않았다

Figure 2. 형질전환 돼지와 일반돼지에서의 감염 후 비교. 일반돼지는 호흡기 증상도 나타나고 발열이 관찰되는 반면, 형질전환돼지는 아무런 호흡기 증상도, 발열도 관찰되지 않았다 (자료 : (Whitworth, Rowland et al. 2016).

저자들은 돼지 체내에서 바이러스 항원과 항체에 대한 추가적인 분석도 실시했다. 공격접종을 했을 때 일반 돼지는 4일째에 바이러스혈증 (viremia)이 관찰되기 시작, 11일째에 최고 농도를 나타내었다. 항체의 경우 일반돼지는 7일째에 검출되기 시작, 14일 이후로부터 항체가가 더 이상 상승하지 않는 평탄면을 보이고 있다 (Figure 2 참조).

그런데 여기서, 공격접종을 했을 때, 항원이 검출되지 않는 것 까지는 쉽게 이해가 가지만 공격접종 후 28일령 까지도 항체가 전혀 생기지 않는 것은, 처음에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실험 방법을 자세히 살펴보면 바이러스 접종량이 감염이 일어나는 수준에 불과했고, 돼지가 PRRS 바이러스에 전혀 반응하지 않아 면역계에 대한 자극이 없었기 때문에 항체가 전혀 생기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일반돼지와 형질전환 돼지에 각각 바이러스를 공격접종 (challenge) 했을 때 비교 자료

Figure 3. 일반돼지와 형질전환 돼지에 각각 바이러스를 공격접종 (challenge) 했을 때 비교 자료. CD163 분자가 발현되지 않은 형질전환돼지는 체내에서 바이러스도 검출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항체도 검출되지 않았다.

PRRS가 감염될 때 필요한 분자들

PRRS 바이러스의 감염과 관련된 분자를 최초로 발견한 사람은 1997년 Jusa 였다. 그(녀)는 당시 PRRS바이러스 분리 및 배양에 사용하던 MARC-145 세포의 표면에서 헤파린과 비슷한 물질을 찾아냈는데 헤파린과 바이러스를 세포에 함께 감염시키자 바이러스의 감염력이 현저히 감소되는 것을 발견했다 (Jusa, Inaba et al. 1997). 좀더 정확한 증명을 위해 바이러스를 감염시키기 전 세포에 헤파린과 heparan sulphate를 분해할 수 있는 heparinase I 이라는 효소를 처리했을 때에도 바이러스의 감염이 현저히 감소되는 현상이 관찰되어 PRRS 바이러스 감염에 heparin 과 유사한 물질이 관여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렇듯 PRRS 바이러스가 세포에 감염되는데 관여되는 인자들에 대해서 벨기에 과학자들이 한 review 논문을 통해 매우 상세히, 또 알기 쉽게 정리를 했는데 제목은 “Porcine Reproductive and respiratory syndrome virus entry into the porcine macrophages”라는 논문이다. 매우 좋은 논문이어서 질병에 관심있는 독자라면 따로 한번씩 읽어보시기를 권장한다 (Van Breedam, Delputte et al. 2010).

이 리뷰 논문에서 언급한, PRRS 바이러스가 세포에 감염되는데 필요한 인자는 Figure 3.과 같다. 이번에 발표된 논문에서는 이들 분자 중에서 CD163이라고 하는 분자가 세포 표면에 발현되지 않도록 형질전환을 시킨 것으로 형질전환에 사용된 기술은 CRISPR/Cas-9 시스템을 사용하였다. 이 CRISPR/Cas-9 시스템은 가장 최근에 발견된 유전자 가위로써 앞으로의 형질전환 기술에 대 변혁을 나타낼 수 있는 중요한 도구가 되고 있다.  Figure 3.에서 보시는 것처럼 PRRS virus가 생체에 감염될 때 CD163 이외에도 Heparan sulfate, Sialoadhesin 등의 분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CD163만 제거가 되었다고 해서 PRRS가 완벽히 방어되는 것은 아니어서 앞으로 PRRS가 완전히 걸리지 않는 돼지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adhesion 분자에 대한 불활화 연구가 필요하다.  과거에는 이러한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 homologous recombination이라는 기술을 사용했었는데 시간도 매우 오랜 시간도 걸리고 한번에 한 쪽 염색체만 편집이 가능해서 추후 교배 과정을 거쳐 한 쌍의 염색체 모두가 불활화된 동물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최소 2~3년의 시간이 필요했는데 최근에는 ZFN (Zinc Finger Nuclease), TALEN (Transcription Activator-Like Effector Nuclease), CRISPR/Cas-9 등 유전자 가위의 개발로 이러한 시간이 대폭 감소되었다.

산업동물분야에서 유전자 가위의 응용

이 유전자 가위는 축산분야에서도 이미 성과가 나오고 있는데 잠깐 이 유전자 가위는 워낙 중요한 부분이라 이 부분을 잠깐 설명하고 넘어가도록 하자. 돼지의 몸 안에는 PERV(Porcine Endogenous Retrovirus)라고 하는 바이러스가 유전자 안에 존재한다. 그래서 돼지를 아무리 깨끗하게 키우더라도 이 바이러스는 유전자로부터 나오기 때문에 제거하기가 불가능했다. 그래서 돼지의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하고자 연구하는 이종이식 연구학자들에게 PERV는 난제나 다름없었다. 그런데 2015년, SCIENCE 저널에 Dr. Yang이라고 하는 학자가 CRISPR/Cas9 시스템을 이용해서 돼지 유래 세포주인 PK-15 세포주에 들어 있던 62개나 되는 PERV 바이러스 유전자를 불활화하는 데 성공하면서 문제가 있는 유전자가 있을 때 (암을 일으킬 수 있는) 문제가 발생되기 전에 제거/편집하는 것이 가능해져서 전세계 생물학계가 흥분한 적이 있다. 그런데 이번 연구는 돼지의 유전자를 조작해서 바이러스가 돼지에 감염될 때 필요한 분자 (adhesion molecule)이 아예 생기지 않도록 함으로 PRRS에 걸리지 않는 돼지를 만드는데 성공한 것이다.



PRRSV가 감염되는데 필요한 분자들

Figure 4. PRRSV가 감염되는데 필요한 분자들 (Heparan sulphate, Sialoadhesin, CD163). 이번 연구에서는 CD163이 발현되지 않도록 했다 (Van Breedam, Delputte et al. 2010).

이 유전자 가위 덕분에 전세계 이종장기연구가 갑자기 활기를 띄고 있다. 앞에서 설명한 PERV의 제거도 그렇지만 돼지의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할 때 생길 수 있는 초급성면역거부반응 (HAR : Hyper-Acute Rejection) 등도 이러한 유전자 가위 덕분에 빠른 속도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물론 이런 유전자 조작을 통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고, 이렇게 유전자 조작된 돼지의 고기를 일반인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지 여부는 별도의 논제로 하고, 이러한 새로운 유전자 조작 기술이 질병예방분야에서도 활발하게 사용되는 새로운 계기가 될 수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참고문헌
Holtkamp, D. J., J. B. Kliebenstein, E. J. Neumann, J. J. Zimmerman, H. F. Rotto, T. K. Yoder, C. Wang, P. E. Yeske, C. L. Mowrer and C. A. Haley (2013). "Assessment of the economic impact of porcine reproductive and respiratory syndrome virus on United States pork producers." J Swine Health Prod 21(2): 72-84.
Jusa, E. R., Y. Inaba, M. Kouno and O. Hirose (1997). "Effect of heparin on infection of cells by porcine reproductive and respiratory syndrome virus." American journal of veterinary research 58(5): 488-491.
Van Breedam, W., P. L. Delputte, H. Van Gorp, G. Misinzo, N. Vanderheijden, X. Duan and H. J. Nauwynck (2010). "Porcine reproductive and respiratory syndrome virus entry into the porcine macrophage." Journal of General Virology 91(7): 1659-1667.
Whitworth, K. M., R. R. Rowland, C. L. Ewen, B. R. Trible, M. A. Kerrigan, A. G. Cino-Ozuna, M. S. Samuel, J. E. Lightner, D. G. McLaren and A. J. Mileham (2016). "Gene-edited pigs are protected from porcine reproductive and respiratory syndrome virus." Nature biotechnology 34(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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