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유전학실험실 (단국대학교 분자생물학과)



 이성욱 ( 2016-03-26 15:20:06 , Hit : 953
 미니멀세포(minimal cell)를 만든 크레이그 벤터


바이오통신원 [바이오토픽]  

생명과학  양병찬 (2016-03-25 09:34)


CRISPR가 등장하여 생명의 구성요소를 조작하는 대안(代案)을 제시하고 있는 가운데, 크레이그 벤터가 미니멀세포(최소한의 유전체를 가진 합성세포)를 만들어 유전체편집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유전체학 기업가인 크레이그 벤터가 "최소한의 유전체를 가진 합성세포를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473개의 유전자만 갖고서 기능을 발휘하는 이 세포는, 그의 팀이 20년간 추구해온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서 이정표를 세운 것으로 평가된다. 그 목표는 '생명체를 가장 기본적인 상태(bare essentials)로 환원시키고, 나아가 무(無)에서 생명을 설계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2010년에 최초로 만든 합성세포와 달리(참고 1), 이번에 만들어 《Science》 3월 24일호에 발표한 미니멀 세포(minimal cell)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그 어떤 생명체와도 다르다(참고 2). 그때 만든 합성세포는 현존하는 세균의 유전체를 복사하여 다른 세포에 이식한 것이지만, 이번에 만든 미니멀 세포는 완전히 새로운 인공종(artificial species)이다"라고 벤터는 말했다.

"전유전체(whole genome)를 만든다는 아이디어는 합성생물학의 꿈이자 희망이다(참고 3)"라고 임페리얼칼리지런던의 폴 프리몬트 박사(합성생물학)는 말했다.

캘리포니아주 라욜라에 있는 J. 크레이그벤터연구소(합성세포를 이용하여 공산품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바이오업체)의 공동설립자인 벤터는, "이번 업적이 약물, 연료, 기타 제품을 만드는 맞춤형세포(customized cell)의 탄생을 알리는 전령사"라고 말했다. 그러나 CRISPR라는 강력한 유전자편집 기법이 혜성처럼 등장하여 비교적 용이하고 선택적으로 유전체를 조작하는 것이 가능해진 오늘날, 다음과 같은 의문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유전체를 간단히 조작하면 하면 되는데, 굳이 무에서 생명체를 만들려고 고생할 필요가 있을까?"

"'유전체를 무(無)에서 설계하고 합성한다'는 것은 여전히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으며, 기술적으로 까다롭다. 이에 반해, CRISPR–Cas9를 비롯한 유전체편집 기법은 사용이 폭증하고 있으며, 이미 산업, 농업, 의학에서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CRISPR는 최근 불쑥 등장하더니, 어느 틈에 3만 명의 연구자들을 확보하고 있다"라고 하버드 의대의 조지 처치 박사(유전체과학자)는 말했다.

벤터가 걸어온 길

벤터가 이끄는 연구팀이 생명체를 최소화하는('가장 기본적인 것'으로 환원시키는) 노력을 시작했을 때, 미생물학자들은 겨우 세균의 면역계를 파악하기 시작하더니, 결국에는 따로 떼어내 CRISPR라는 이름을 붙였다. 벤터가 이끄는 연구진은 1995년 《Science》에 발표한 논문에서, Mycoplasma genitalium(성접촉을 통해 전염되는 미생물로, 독립생활을 하는 생명체 중에서 가장 작은 유전체를 갖고 있음)의 유전체를 시퀀싱하여(참고 4), 470개의 유전자를 매핑(mapping)했다. 그리고는 유전자를 하나씩 하나씩 불활성화하면서 세균이 기능을 발휘하는지 확인한 끝에, 375개의 필수유전자 목록을 작성하는 데 성공했다.

필수유전자 목록이 타당한지 검증하는 방법 중 하나는, 그런 유전자만을 갖고 있는 생명체를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벤터는 가까운 동료들(클라이드 허치슨, 해밀턴 스미스)과 함께, 화학적으로 합성된 DNA 조각들을 이어붙여 가면서 미니멀 유전체(minimal genome)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들의 노력은 새로운 기법의 개발을 필요로 했지만, 2008년 기존의 방법을 이용하여 M. genitalium 유전체의 정확한 복사판을 만들었는데, 여기에는 수십 개의 '비기능적 DNA 조각(워터마크)'도 포함되었다(참고 5).

그러나  천연 M. genitalium 세포는 증식 속도가 너무 느려, 연구진은 보다 증식력이 강한 Mycoplasma mycoides로 바꾸기로 했다. 이번에는 유전체를 합성하고 (그 이름과 유명한 구절을 이용하여) 워터마크를 넣을 뿐만 아니라, 그 유전체를 (유전체가 텅 빈) 다른 세균에 이식하는 작업을 병행했다.

JCVI-syn1.0

그 결과 2010년에 탄생한 「JCVI-syn1.0」 세포(참고 6)는 큰 환호성(참고 7)을 받으며 '합성생물의 새벽(dawn of synthetic life)'이라는 과장된 칭호(참고 8)를 받았다. 이에 자극받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생명윤리심사 제도를 도입했고, 바티칸에서는 '생명을 창조했다'는 벤터의 주장을 문제삼았다. 그러나 「JCVI-syn1.0 세포」의 유전체는 기존의 계획을 복사함으로서 만들어진 것이지, 설계된 것이 아니었다. 게다가 100만 개 이상의 DNA 염기를 가진 '부풀어오른 유전체'를 '미니멀'이라고 부를 수는 없었다.

이에 자신들이 오랫동안 추구해 왔던 '미니멀한 유전체를 설계한다'는 목표를 완성하기 위해, 벤터가 이끄는 연구팀은 483,000개의 염기와 471개의 유전자를 가진 M. mycoides 염색체를 설계하고 합성했는데, 거기에는 외부 영양소(외부에서 공급될 수 있는 영양소)를 생산하는 유전자와 기타 유전적 표류물(genetic flotsam)이 없었다. 그러나 이렇게 만들어진 염색체는 생존가능한 생명체(viable organism)를 만들 수 없었다.

그래서 연구진은 한 단계 더 나아가, '설계-제작-검증 사이클‘을 개발했다. 그것은 M. mycoides의 유전체를 8개의 DNA 조각으로 쪼갠 다음, 믹스 & 매치를 통해 어떤 조합(組合)이 생존가능한 세포를 만드는지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각각의 사이클을 통해 학습된 결과는 '다음번 설계에 포함시킬 유전자가 무엇인지'에 관한 정보를 제공했다. 이 과정에서 특정 DNA 시퀀스가 부각되었는데, 그것은 '단백질을 코딩하지 않지만 필수유전자의 발현을 통제하기 때문에 여전히 필요한 DNA'였다. 또한 특정 유전자쌍도 마찬가지로 부각되었는데, 그것은 '개별적으로 삭제할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서, 불필요한 것으로 오인될 수 있는 유전자'였다.

JCVI-syn3.0

그리하여, 연구진은 531,000개의 염기와 473개의 유전자로 구성된 설계도를 완성하여, 「JCVI-syn3.0」이라고 명명했다(「JCVI-syn2.0」은 능률이 떨어지는 중간체였다). 「JCVI-syn3.0」은 분열에 소요되는 시간이 3시간이어서 비교적 준수한 편이었다. 참고로, M. mycoides는 1시간, M. genitalium은 18시간이었다.

"리처드 파인만의 어록을 보면, '내가 만들 수 없는 건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이 있는데, 그건 바로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연구진은 유전자를 추가한 다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바로 확인했다"라고 스위스 연방공대의 마르틴 푸세네거 박사(합성생물학)는 말했다.

연구팀이 배지를 통해 영양소를 공급하자, 「JCVI-syn3.0」의 필수유전자는 일상적 괴제들(에: 단백질생성, DNA 복제, 세포막형성)을 모두 수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벤터는 깜짝 놀랐다. 자신의 연구팀이 「JCVI-syn3.0」의 유전체에 포함된 유전자 중 149개의 기능을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149개의 유전자 중 상당수는 다른 생명체(인간 포함)에서도 발견된다. "우리는 필수유전자의 1/3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현재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벤터는 말했다.

푸세네거 박사도 뜻밖의 사실에 깜짝 놀랐다. "우리는 지구상의 생물들을 모두 시퀀싱했다. 그런데 생활에 필수적인 유전자 149개를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니! 이건 정말로 꼭 해결해야 할 수수께끼다"라고 그는 말했다.

유전체편집인가, 유전체설계(미니멀 유전체)인가?

「JCVI-syn3.0」은 합성생물학자들에게 한 가지 근본적 의문을 제기한다. 그것은 '유전체편집(genome-editing)과 유전체설계(genome design)의 역할분담을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

전문가들의 생각은 어떨까? 처치 박사의 생각은 이렇다: "유전체편집은 소규모 유전자 변형을 필요로 하는 대부분의 작업에 유용하며, 유전체설계는 전문화된 작업(예: 새로운 아미노산을 통합하기 위해 전유전체를 기록함)에 유용하다." 처치 박사는 이런 조크를 했다. "나는 유전자설계가 조지 말로리의 경우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그가 에베레스트 산에 올라갔던 이유는 '그게 거기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처치 박사는 말했다. (말로리는 영국의 등반가로, 에베레스트산의 첫 번째 정복자가 되려고 노력하다 1924년 사망했다.)

한편 후세네거 박사의는 생각은 이렇다: "유전체편집은 의학자들이 선호하는 기법이 될 것이며, 유전체설계는 근본적인 의문(예: 유전체의 진화과정)에 관심이 많은 과학자들이 선호하는 접근방법이 될 것이다."

심지어 벤터 자신도 「JCVI-syn3.0」의 한계를 인정하고 있다. 즉, 그것은 비록 새롭기는 하지만, 기능적 유전체의 구축방법에 대한 기본적 이해보다는 시행착오를 거쳐 설계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미니멀 세포의 설계방법이 신속하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며, 생명체를 조작하고자 하는 과학자들은 유전체편집보다 유전체설계를 선호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당신이 몇 가지 유전자만 바꾸고 싶다면 CRISPR로도 충분할 것이다. 그러나 당신이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거나 생명체를 설계하고 싶다면, CRISPR로는 어림도 없다"라고 그는 말했다.

※ 참고문헌
1. Gibson, D. G. et al., “Creation of a bacterial cell controlled by a chemically synthesized genome”, Science 329, 52–56 (2010); http://www.nature.com/news/2010/100526/full/465406a.html
2. Hutchison, C. A. III et al., “Design and synthesis of a minimal bacterial genome”, Science 351, aad6253 (2016).
3. http://www.nature.com/news/synthetic-biology-cultural-divide-1.15149
4. Fraser, C. M. et al., “The minimal gene complement of Mycoplasma genitalium”, Science 270, 397–404 (1995).
5. Gibson, D. G. et al., “Complete chemical synthesis, assembly, and cloning of a Mycoplasma genitalium genome”, Science 319, 1215–1220 (2008); http://www.nature.com/news/2008/080124/full/news.2008.522.html
6. http://www.nature.com/news/2010/100520/full/news.2010.253.html
7. http://www.nature.com/news/2010/100520/full/news.2010.255.html
8. http://www.nature.com/news/2011/110803/full/468022a.html

※ 출처: Nature 531, 557–558 (31 March 2016) doi:10.1038/531557a  http://www.nature.com/news/minimal-cell-raises-stakes-in-race-to-harness-synthetic-life-1.19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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