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유전학실험실 (단국대학교 분자생물학과)



 이성욱 ( 2009-03-20 09:03:43 , Hit : 5127
 C형간염바이러스의 복제를 돕는 인간의 유전자



KISTI 『글로벌동향브리핑(GTB)』 2009-03-19

세계 인구의 3%는 C형간염 바이러스(HCV)에 만성적으로 감염되어 있다. HCV는 혈액을 매개로 하여 전염되며, 만성 HCV 감염환자의 70~80%는 간부전이나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오늘날 HCV와 관련된 간질환은 간이식을 필요로 하는 가장 흔한 원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HCV 감염은 페그인터페론(peginterferon)과 항바이러스제인 리바비린(ribavirin)을 6~11개월 투여하면 치료되지만, 상당수의 환자들이 치료에 실패하고 있으며, 심각한 부작용을 이겨낼 수 없는 환자들도 있다. 그밖에 바이러스의 효소를 표적으로 하는 다양한 요법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HCV의 신속한 돌연변이 능력 때문에 내성균주의 등장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학계와 의료계에서는 발상의 전환을 통하여 새로운 HCV 퇴치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하여 학계 일각에서는 바이러스 감염증의 치료 표적을 바이러스 자체보다는 숙주(인간)의 측면에서 모색하고자 하는 전략이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전략(숙주측의 요인을 표적으로 하여 바이러스의 침투 및 증식을 억제하는 전략)의 가장 큰 장점은 내성바이러스의 등장을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인플루엔자, 웨스트나일바이러스, HIV 등 다른 바이러스의 경우 이러한 전략이 상당히 진전되어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지만, HCV의 경우에는 아직 제한적인 연구결과만이 발표되어 있을 뿐이다.

미국 메사추세츠종합병원(MGH: 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의 연구진은 Cell Host & Microbe 3월 19일호에 실린 논문에서, "HCV의 증식을 돕는 약 100개의 인간 유전자를 발견하였으며, in vitro에서 이 유전자들을 차단해본 결과 상당수의 샘플에서 HCV의 증식이 억제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발표하였다. 연구진은 객관적인 연구결과를 도출하기 위하여, 기존의 연구결과에 의존하지 않고 제로베이스(zero-base)에서 연구를 실시하였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인간의 DNA에서 생성된 21,000개의 mRNA를 siRNA를 이용하여 하나씩 차단하면서 HCV의 증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여 나갔다.

분석 결과, 연구진은 바이러스의 증식에 영향을 미치는 96개의 유전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연구진이 발견한 유전자들은 주로 세포 내의 막구조(membrane structure), 즉 소포체(vesicle)의 생성 및 조직에 관여하는 것들로 밝혀졌는데, 이는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데 있어서 소포체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그 중에서도 특히 PI4KA(Phosphatidylinositol 4-kinase)와 소포체 외피복합체(vesicle coat complex)인 COPI(coat protein I)를 코딩하는 유전자에 주목하였다. (COPI는 다양한 종류의 소포체를 감싸는 단백질로서 폴리오바이러스의 복제를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이 화합물을 이용하여 PI4KA 및 COPI와 관련된 유전자들의 발현을 저해하자 HCV의 복제가 차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 화합물들은 인간에게 사용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한편 이번에 발견된 것 중 눈길을 끄는 또 하나의 유전자는 헵시딘(hepcidin)과 관련된 유전자이다. 헵시딘은 철(Fe)의 흡수를 돕는 간(肝)의 단백질인데, HCV와 관련하여 헵시딘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만성 HCV 감염의 경우 혈액과 간에서 철분의 농도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이 헵시딘의 발현을 통제한 결과 HCV의 복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이번에 발견된 유전자들이 HCV의 복제를 돕는 구체적인 메커니즘은 향후 후속연구를 통하여 밝혀져야 할 숙제이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광범위 유전자검색(genome-wide analysis)을 통하여, 이제껏 알려지지 않았던 「HCV의 증식에 기여하는 숙주측 보조인자(host cofactors)」를 100여개나 발굴해 냈다는 데 있다. 이번 연구는 새로운 抗 HCV 요법을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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