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유전학실험실 (단국대학교 분자생물학과)



 이성욱 ( 2015-11-19 08:18:41 , Hit : 1130
 유전자 드라이브의 안전성 업그레이드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cn=GTB2015110409&service_code=03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5-11-19  
      
유전자 드라이브(gene drive)는 곤충매개 질병(insect-borne disease)을 근절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으며, 일부 유전자연구의 속도를 향상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만약 편집된 유전자를 가진 생물이 - 고의든 아니든 - 자연계로 나갈 경우, 생태계 전체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길 수 있다.

하나의 종(種)을 멸종시킬 수도 있는 유전체편집 기법인 유전자 드라이브가 중요한 업그레이드를 했다. 미국의 한 연구진은 편집된 유전자를 가진 생물체가 실험실을 탈출하지 못하도록 안전장치를 부착하고, 일단 세상에 퍼져나간 후에도 변형된 유전자를 지울 수 있는 방법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11월 16일 《Nature Biotechnology》에 소개된 안전장치는, 유전자 드라이브를 둘러싼 우려를 일부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저자들이 소개한 안전장치 중 하나는, 유전자 드라이브를 추동하는 요소를 유전적으로 분리시켜, 변형된 유전자가 전체 집단으로 신속히 퍼져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또 하나의 안전장치는 분자 취소버튼(molecular undo button)으로, 제2의 유전자 드라이브를 보내 첫 번째 효과를 취소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우리의 실험을 연구실 안에 국한시킬 책임이 있다. 야생종에게 퍼져나갈 수 있는 유전자 드라이브의 경우, 꼭 필요하지 않다면 하지 말아야 한다"고 이번 논문의 저자인 하버드 대학교 산하 위스 생체모방공학연구소의 케빈 에스벨트 박사(진화공학)는 말했다.

1. 새로운 생명

유전자 드라이브의 개념은 본래 새로운 개념은 아니지만, CRISPR/Cas9라는 유전체편집 기법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생명을 얻었다. CRISPR/Cas9는 과학자들로 하여금 원하는 유전자를 쉽고 다재다능하게 편집할 수 있도록 해 주어 큰 인기를 끌었다. 에스벨트를 비롯한 과학자들은 CRISPR/Cas9가 등장하자마자, 그것을 유전자 드라이브에 도입할 수 있음을 재빨리 깨달았다. 일단 하나의 염색체에 CRISPR/Cas9 시스템을 적용하면, 그것은 다른 염색체의 유전자도 똑같이 편집할 수 있다. 그리하여 하나의 돌연변이가 퍼져나가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전체 집단에 퍼져나간다.

CRISPR/Cas9를 이용한 유전자 드라이브의 위력을 처음 증명한 사람들은 UCSD의 발렌티노 간츠와 에탄 비어(발생생물학)였다. 두 사람은 유전자 드라이브를 이용하여 초파리 유전자의 연구 속도를 향상시켰다. 그러나 그들의 논문이 발표되자, 유전자 드라이브가 연구실 밖으로 빠져나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확산되었다. 급기야 미국 과학·공학·의학 아카데미는 긴급 회의를 갖고, 유전자 드라이브의 이익과 위험을 평가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세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부 과학자들은 - 특히 말라리아와 같은 곤충매개질병의 전파를 방지하기 위해 - 여전히 유전자 드라이브를 밀어붙이고 있다. 이번 논문의 공저자인 조지 처치 박사(생명공학)의 예측에 의하면, 앞으로 2년 내에 말라리아나 라임병과 같은 질병들을 뿌리뽑을 수 있는 유전자 드라이브가 출현할 것이라고 한다. 또한 에스벨트 박사는 조지워싱턴 대학교의 열대질환 전문가인 폴 브린들리 박사와 손을 잡고, 유전자 드라이브를 이용하여 주혈흡충증(schistosomiasis)을 박멸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2. 안전장치

그러나 에스벨트 박사는 유전자 드라이브가 효과를 인정받기도 전에 불의의 사고로 인해 오명을 뒤집어쓸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만약 누군가가 실수로 유전자 드라이브를 야생으로 내보낸다면, 언론으로부터 엄청난 지탄을 받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과학자들을 믿을 수 없다`는 불만이 쏟아져나올 것이고, 그렇게 되면 우리의 연구가 몇 년 지체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그는 말했다. 그래서 에스벨트 박사는 동료들과 함께, 효모(Saccharomyces cerevisiae)를 이용하여 안전장치를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효모는 실험실에서 다루기가 쉽고, 유성생식을 별로 하지 않기 때문에 자연게에 유전자 드라이브를 퍼뜨릴 우려도 별로 없기 때문이었다.

연구진이 고안해낸 안전장치 중에는 스플릿 드라이브(split drive)가 있는데, 이것은 유전자 드라이브의 요소들을 유전적으로 분리시키는 것이다. 즉 일부 요소들은 효모의 유전체 안에 삽입하고, 다른 요소들은 유전체 밖의 DNA 가닥에 도입하는 것이다. 그래서 유전자 드라이브가 세상으로 나가는 경우, 두 개의 요소들이 함께 유전되지 않으므로, 전파속도가 늦어진다.

연구진은 또한 제2의 유전자 드라이브를 이용하여 첫 번째 유전자 드라이브를 취소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쉽게 말해서, 이것은 첫 번째 유전자 드라이브로 인한 유전자 변화를 취소하는 분자 지우개(molecular eraser)라고 할 수 있다. 실험 결과 두 번째 유전자 드라이브는 99%의 자손으로부터 첫 번째 유전자 드라이브를 지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 유전자 드라이브는 첫 번째 유전자 드라이브의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든든한 안전장치"라고 에스벨트 박사는 말했다.

비어 박사와 간츠 박사도 초파리를 대상으로 하여, 에스벨트의 것과 비슷한 안전장치를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비어 박사에 의하면, 유전자 드라이브를 취소하는 방법은 유용하기는 하지만 매우 복잡하다고 한다. 왜냐하면 두 번의 유전자 드라이브가 집단 전체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므로, 다양한 유전체 시퀀스의 혼합체가 탄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유전자 드라이브를 취소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좀 더 사려깊은 모델링이 필요하다"고 그는 말했다. 또한 그에 의하면, 유전자 변화를 취소할 수는 있지만,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완전히 역전시킬 수는 없다고 한다.

에스벨트 박사는 유전자 드라이브를 위험하다고 내칠 것이 아니라, 그 장점과 단점을 잘 평가하여 안전하고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유전자 드라이브를 이용하여 말라리아를 제거하거나, 광범위 살충제를 대체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로 다뤄야 한다. 이번 논문이 유전자 드라이브의 제반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그는 말했다.

※ 참고문헌

1. DiCarlo, J. E. et al. Nature Biotech. http://dx.doi.org/10.1038/nbt.3412 (2015).
2. Gantz, V. M. & Bier, E. Science 348, 442–444 (2015).


http://www.nature.com/news/safety-upgrade-found-for-gene-editing-technique-1.187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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